"[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아이돌 팬들이 ‘죽어도 내 가수만은 안 나왔으면’하는 프로그램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MBC의 ‘우리 결혼했어요’ 시리즈, 두 번째는 KBS2의 ‘출발 드림팀’, 세 번째가 MBC의 ‘아이돌 스타 육상·양궁 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입니다. 첫 번째는 유사연애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돌 팬의 특성을 고려하면 당연하게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왜 싫어할까요. 바로 아이돌 가수들의 연이은 부상 때문입니다.
지난 19일 연예 뉴스란을 강타한 소식은 뜻밖에도 엑소 시우민의 부상 소식이었습니다. 이날 ‘아육대’의 풋살 경기에서 이종격투기선수 김동현의 태클에 오른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은 시우민은 병원으로 후송돼 반깁스를 하게 됐죠. 불과 다음날인 20일 가요 시상식에 참가해야 하고, 이후 23~24일 마닐라 단독 콘서트를 앞둔 참입니다. 스케줄에 지장이 올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죠.
이 같은 ‘아육대’의 잔혹사는 하루 이틀은 아닙니다. 2013년 설 특집 아육대에서 보라는 힘껏 달리다 결승선에 들어오는 순간 발목을 삐끗해 고꾸라졌죠. 샤이니 민호는 허들 경기에서 넘어져 허리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직행했으며, 2013년 추석 특집에서는 빅스 레오가 풋살 종목에서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12년 설 특집 녹화에서는 제국의아이들 하민우가 얼굴 부상을 당했으며, 앞서 달샤벳의 지율, 제국의아이들 동준 역시 각각 허리 부상을 입었습니다. 몸이 재산인 아이돌이니만큼 부상은 활동에 치명적이죠.
특히 이번 녹화에서 다친 시우민이 속한 엑소는 ‘아육대’ 나비효과가 멤버의 그룹 탈퇴까지 번지기도 했습니다. 앞서 엑소의 전 중국 멤버인 타오는 2013년 9월 추석특집 ‘아육대’에서 높이뛰기 결승 1.7m 경기에서 출연 선수 중 유일하게 배면뛰기를 하던 중 부상을 당했죠. 이어 지난 2월 ‘아육대’ 설 연휴 특집에서도 농구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는 타오의 장기간 활동 부재로 이어졌고, 타오는 이를 빌미삼아 그룹 엑소를 무단 탈퇴했죠. 이런 상황에서 엑소 팬들이 과연 ‘아육대’를 곱게 볼 수 있을까요?
1회부터 ‘아육대’ 안전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제작진 측은 안전대비를 빈틈없이 하고 의료진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며 안전문제를 일축하지만, 막상 녹화에 임하면 상황이 다릅니다. 시우민의 경우에도 방송사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소속사가 나서 처치하고 후송했다고 하니, 팬들의 답답함을 이해할 만도 합니다.
‘아육대’가 싫은 것은 팬들 뿐만은 아닙니다.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한 익명의 가요 관계자는 “제발 ‘아육대’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아육대’는 워낙 많은 가수가 출연해 자사 가수는 출연해봐야 얼마 나오지도 않으며, 지지부진하고 중노동에 가까운 녹화 과정을 거쳐 나오는 방송은 이른바 ‘노잼’이라 정작 아이돌 팬들도 방송을 거의 보지 않는다”며 “‘아육대’가 녹화를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 방송국 높은 분들이 즐겨보시기 때문”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죠. 안 나가면 되지 않느냐고요? 막상 ‘아육대’ 녹화를 빠지기엔 턱없이 눈치가 보인다고 하네요. 지상파 음악방송 출연 가능성이 ‘아육대’ 출연 여부에 의해 타진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니 말이죠.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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