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이 거창국제연극제 정상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거창군은 지난 30년간의 연극제 발전에 대한 사단법인 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회장 이종일)의 기여도를 합리적 가액으로 보상하고, 집행위 소유의 연극제 상표권을 거창군으로 이전받을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거창연극제는 여름철 수승대라는 자연공간에서 펼쳐지는 30년의 역사를 가진 야외축제로 공연예술의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왔다.
연극제의 명성만큼 논란도 많아 2017년 거창군과 집행위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두 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오명을 남겼고, 예술인과 지역주민, 축제를 찾는 피서객이 분산돼 관객 동원이 어려웠고 지역 이미지도 실추되는 등 수년간 파행을 겪었다.
'군민공감 소통화합'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민선 7기가 출범하면서 연극제 정상화가 군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고 거창군과 집행위는 지난해 7월부터 꾸준히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예산 집행은 문화재단, 축제 운영은 집행위로 논의를 하기로 했으나 좀처럼 해결점이 보이지 못하자 대안으로 거창군으로 상표권을 이전해 군의회의 예산을 승인받아 거창군과 문화재단에서 연극제를 여는 방안이 모색됐다.
이 방안에 대해 거창군은 지난해 12월 중순 군의회에 이해를 얻었고 12월 24일 거창군과 집행부 모두 상표권 이전에 동의했다.
이후 거창군과 집행위는 각각 12월말과 1월초 연극제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른 가치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집행위원회의 기여도를 가액으로 감정하기 위한 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평가는 전문가의 조사와 판단이 필요한 사항으로 군과 집행위에서는 변리사와 공인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평가팀을 각각 선임해 평가를 의뢰했다.
오는 2월초쯤 각 평가팀의 감정가가 산출되면 이를 산술평균해 최종감정가를 정하게 될 예정이다.
거창군은 이번 연극제 상표권 이전을 통해 연극제가 여름철 대표적인 축제, 군민과 예술이 어우러진 축제, 투명하고 공정한 축제로 다시 자리 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용모 거창군 행정복지국장은 "연극제의 상표권 이전은 일방적으로 민간을 배제하고 강탈하는 개념이 아닌 소통과 합의에 의해 합리적 보상을 하고 이전하는 것으로 돈을 주고 사는 단순한 일에 그치지 않는다"며 "앞으로 군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상표권 이전을 통한 연극제 정상화는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손 국장은 "더 이상 갈등으로 연극제의 파행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며 "이번 상표권 이전이 원만하게 이뤄지면 군과 문화재단에서는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해 연극제를 도약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거창=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