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전남 해남군의회 김병덕(민주) 의장은 회의 과정에서 욕설 파문을 일으킨 박종부(민주) 부의장과 이정확(진보) 의원을 ‘의회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책임’을 물어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김병덕 의장은 지난 9일 오후 퇴근 직전, 의장 직권으로 이들 두 의원의 윤리위 회부 안건에 서명했다.
해남군의회는 11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임시회 본회의 일정을 확정할 계획인 가운데, 김병덕 의장은 “다음주 중 임시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주 열리는 본회의에서 2명의 의원을 뺀 9명의 의원들이 안건 심의를 거쳐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여기에서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되면 윤리특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심의를 하게 된다.
해남군의회는 지난 1일 오전 열린 임시회에서 ‘기후변화대응 농업연구단지 유치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기후변화대응 농업연구단지 유치에 나선 해남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회 차원의 지원군인 셈이다.
특위 구성 결의안과 특위 위원 선임의 건을 통과시킨 해남군의회는 위원장 등의 선출을 위한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부의장인 박종부 의원과 위원장 추천을 받은 이정확 의원간 말다툼이 벌어졌고, 박종부 의원이 상스러운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회 중 발생한 일이라 녹음파일이 없어 당시 회의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증언으로만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가운데, 일부 의원과 공무원들에 따르면 박종부 의원이 위원장 후보로 같은 당 소속의 이성옥 의원을 추천했고, 이어 박상정(민주) 의원이 이정확 의원을 후보로 추천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박종부 의원은 먼저 추천을 하면 다른 사람을 추천하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다른 의원을 추천한 것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불쾌해 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정확 의원과 이성옥 의원이 서로 협의해 이성옥 의원에게 양보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지만, 박종부 의원이 또다시 후보 추천을 문제 삼으면서 사건이 커졌고, 급기야 직원들과 의원들이 싸움을 말리느라 진땀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확 의원은 “회의 규정대로 후보를 추천하라고 해서 한 것인데 그게 욕 먹어야 할 일이냐”면서 “억지를 부린 것도 아니고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두고 박종부 의원이 계속 문제를 삼아 반론을 제기했을 뿐인데 욕설이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또 “고함을 지른 것은 맞지만 논의 과정에서 큰 소리도 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그것이 윤리위 회부 대상이라면 기꺼이 수용하겠다”고 말하고 “하지만 욕설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종부 의원은 “먼저 반말을 해서 한마디 했을 뿐 욕설을 하지 않았는데 언론에서 나를 너무 매도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윤리위에서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병덕 의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의회가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해도 부족할 때에 불편을 끼쳐드려 민망하다”며, 직권상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윤리위에 박종부 의원과 이정확 의원을 함께 회부한 것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박종부 의원만 이야기를 하는데 두 의원이 싸워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종부 의원은 지난해 7월에도 유통지원과 업무보고에서 자신이 한 주장을 반박했다는 이유로 서해근(무소속) 의원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해 논란이 된 바있다.
당시 서해근 의원은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의장에게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흐지부지 끝이 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욕설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의원들과 공무원들의 폭로로 박 의원의 거짓 해명이 들통났다.
당시 박종부 의원의 욕설과 거짓해면은 자질 논란으로까지 번졌지만, 해남군의회가 재발방지책 마련 등 아무런 조치 없이 묻어버렸고, 이번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해남군의회도 욕설 논란에 대한 ‘공범’으로 비판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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