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쿠키뉴스] 한상욱 기자 = 건양대학교(총장 이원묵)가 노조 탄압 의혹에 이어 한 교수가 자신의 딸과 조카에게 수년 동안 외부장학금을 몰아주고 A+학점을 줬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건양대 노동조합(지부장 김민수)과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대전·충청지역본부는 10일 건양대학교 대전캠퍼스 죽헌정보관 앞에서 ‘대학 내 불공정행위 교수 진상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
건양대노조는 “장학금이 교수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이용됐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며 “대학 당국은 이를 조속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교수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공정성 있는 장학제도 수립”을 요구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A교수는 딸과 조카에게 각각 1000만 원과 700만 원의 외부 장학금을 몰아줬고, A교수의 딸(2014년 건양대 의대 졸업)은 이 대학에 다니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아버지의 경영학 관련 5개 과목을 수강하고 모두 A+학점을 받았다.
또한 조카(2020년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졸업)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A교수의 경영학 관련 10개 과목 모두 A+ 학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건양대는 A교수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했지만 기사보도 후 수일이 지났지만 진상조사를 한다는 언론플레이에만 치중하고 결과나 조치사항에 대해 아무런 발표가 없는 데 대해 건양대 노조가 발벗고 나섰다.
기자회견후 전국대학노동조합 대전·충청지역본부 운영위원과 건양대지부 간부 50여 명은 대전지역 15여 곳에서 ‘건양대 노동탄압 및 교수 불공정행위 규탄’ 1인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건양대 노동조합 김민수 지부장은 “우리대학 지도부라는 사람들 중 노조탄압, 학점세탁, 자학비리 등 불공정 행위에 연루되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이 같은 행위들을 사전에 알고도 시정하지 못한 대학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대학 지도부의 책임있는 사과와 자진사퇴를 통해 민주적인 대학, 공정하게 경쟁하고 학업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사태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마이크를 잡은 건양대 안경광학과 20학번 박수홍 군은 촉구 발언에서 “양심이 없는 지식은 인간의 영혼을 망칠 뿐”이라며 A교수의 만행에 분노하고 “이러한 사태를 알고서도 규정을 어겨 장학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양대 관계자는 문제의식도 없고 구체적인 개선계획도 없어 보인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한 통렬한 반성 없이는 정직이 생길 수 없고 민주적인 대학이 될 수 없다”며 “학생이 마이크를 잡는 참담한 현실을 직시하고 책임있는 행동과 변화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건양대는 지방노동위원회의 4차례 조정협의에도 노사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8월 27일부터 쟁의에 들어가 전 단과대학장 B교수의 노조탈퇴 종용, 임금삭감 등 사측의 부당행위 및 노조탄압 의혹 가운데 현재도 쟁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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