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구 52호분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하여 이달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조사결과를 4월 15일과 20일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공개했다. 공개 된 학술자문회의를 통해 합천 삼가고분군 사적지정 당위성 및 가치를 재확인 했다.
가지구 52호분은 직경 28.5m, 최대높이 6.0m의 대형 고총고분으로 삼가고분군 내에서도 가장 대형에 속하다. 52호분은 정상부에, 삼가면 일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입지하고 있어 삼가고분군 내에서도 최고 지배자급 무덤일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남단벽을 통한 도굴로 인해 대부분의 유물이 반출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봉분에 대한 조사결과, 5곳의 구획석열이 확인되고 있으며, 평면 및 단면 조사과정에서 4곳 이상의 구획성토가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10여 곳을 기준으로 구획하여 성토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봉분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 전 봉분 내에서 제사를 지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확인됐다. 가야고분 봉토 내 제사에 대해서는 인식되어 왔으나 일정한 시설을 갖추어 제의를 지낸 예가 확인되지 않아 더욱 주목된다.
발굴조사에서는 2019년 가지구 24호분에서 확인된 목가구시설을 재확인 했다.
목가구시설은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중심으로 확인되고 있는 형태로 도리공과 보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거운 개석과 봉분의 하중을 분산시켜 매장주체부와 주피장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로 함안 말이산고분군 내에서도 최고 수장층 즉 왕급 무덤에서 확인되는 형태이다.
또한 도굴이 심한 상황에서도 새모양의 장식이 붙는 새장식 미늘쇠(조형장 철판의기)가 확인되고 있어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조성한 아라가야 세력과의 연관성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의 발굴조사 성과를 종합하면 대형 봉토분은 능선 상에 입지하고 있으며 하나의 봉토에 하나의 석곽묘가 설치되는 단곽식 구조이다.
중소형 봉토분은 다곽식 구조로 대부분 사면 상에 입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러한 차이는 상하 위계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삼가고분군 내에서 최고 수장층과 중하위 계층 간의 고분 축조과정에도 적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합천군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 사업의 하나로 경상남도의 사업비 지원을 받아 삼가고분군에 대해 학술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3차례의 학술발굴조사와 올해 초 개최한 학술대회의 성과를 잘 정리하여 합천 삼가고분군 사적지정이 원활히 진행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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