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증작 작가는 진도 출신 의재 허백련, 화순 출신 오지호, 신안 출신 김환기, 고흥 출신 천경자 등이다. 이 외에도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김은호, 유영국, 임직순, 유강열, 박대성 등 총 9명의 작가가 포함됐다.
기증작 가운데 김환기의 ‘무제’는 전면점화(全面點畵)가 시작되기 전 화면을 가로지르는 십자구도의 작품이다. 전남도립미술관 소장품의 품격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천경자의 대표작인 ‘꽃과 나비’, ‘만선’ 등 1970년대 실험을 통해 동양화라는 매체를 넘어서고자 했던 작품도 기증받았다. 흙에 물감을 섞어 종이 위에 바른 ‘만선’은 재료의 텍스처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천경자의 작품 중 흔히 볼 수 없는 재료의 사용법이 눈에 띈다.
5점이 기증된 오지호의 작품 중 ‘풍경’과 ‘복사꽃이 있는 풍경’, ‘잔설’, ‘항구풍경’ 등도 화면 속에서 공기가 순환하는 듯한 특유의 필치가 잘 드러났다.
이당 김은호의 ‘꿩-쌍치도’, ‘산수도 10곡병풍’, ‘잉어’ 등은 그의 부드럽고 섬세한 필치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유영국의 ‘산’, ‘무제’도 산을 소재로 원, 삼각형 등의 기본 조형요소로 환원한 작품세계를 드러내는 대표작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고품격을 자랑하는 미술품 기증이 흔치 않은 일인 만큼, 이번 기증작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열어 도민과 함께 미술문화를 누리는 기쁨을 공유할 방침이다.
삼성 컬렉션 기증전시는 9월 1일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이건희 회장 컬렉션 섹션을 별도로 마련해, 많은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즐기며 공유하기를 바랐던 고인의 뜻을 이어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기증작품을 작가 연구의 기초자료로 삼고, 미술사 연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개관해 미술계와 도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전남도립미술관은 이번 기증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컬렉션의 기반을 다지고, 연구 및 전시를 통해 지역문화 육성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한 미술문화의 향유가 지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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