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 변화 투자와 처방약 값 인하 등을 골자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했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AP·ABC뉴스·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우리 역사 상 가장 중요한 법 중 하나”라며 법안 통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기후변화 대응에 3760억달러(약 493억원), 건강보험개혁법 보조금에 2년 간 640억달러(약 84조원) 투자, 3000억달러(393조원)의 재정적자 감축 등으로 구성된 총 7400억달러(970조원)의 지출 계획을 담고 있다.
이 법안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줄이고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32년까지 10년간 중·저소득층 대상으로 중고 전기차 또는 신차 구입시 세액 공제를 각각 4000달러(약 524만원), 7500달러(약 980만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전기차와 관련해 미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 생산하지 않는 경우 세금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게 했다.
이에 따라 한국산 전기차에는 불리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N6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 중이다.
또한 이 법안에는 노인 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가 제약사와 처방약 가격을 협상할 수 있게 하고, 의료 보조금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상대 15% 최저세율을 적용하고 주식 환매 1% 신규 소비세 적용 등으로 재원을 조달한다.
이 법안이 오는 11일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진한 지지율 등으로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열세에 놓인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의 역할에 감사를 표하는 반면, 공화당을 향해선 상·하원 모두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비판을 내놨다.
그는 “이 역사적인 순간에 민주당원은 미국 국민의 편을 들었고 모든 공화당원은 특별한 이해관계를 지지했다”며 “하원의 모든 공화당원은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날을 세웠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