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행복한 삶의 터전을 키워갈 수가 없다. 세상사 삶에서 재난(사건·사고)발생 때 안전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확고부동한 안전을 담보하기보다는 재난 발생을 얼마나 최소화할 것이냐에 더 비중을 두는 '안전 낙후성'을 보이고 있다. 범국가적으로 크고 작은 사건·사고와 재난 발생이 빈번한 세태다.
이런 현실에서 삶의 터전과 개인의 안전을 지키는 게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응만 믿고 기다렸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재난 안전에 대비한 국가나 지자체의 메뉴얼인 '재난안전 표준안'을 제대로 장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으로 안전을 무시하는 이른바 '안전불감증'이란 사회적 병폐를 낳고 있다. 문제는 자연 재해나 안전사고가 날로 대형화하는 추세에 현행 국가적 재난 구조체계로는 개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제도적 개선과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재난 안전 교육의 중요성은 '세월호 선박 침몰'과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등에서 혹독한 '학습효과'를 치렀다.
대책은 없을까. 재난 발생에 대비한 범국민적 재난 안전 교육과 재난 현장에서 안전을 지키는 '안전지킴이'인 일명 '재난안전보안관'을 대거 양성해야 한다.
더불어 정부나 지자체의 안전문화 정착시책에 국민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재난안전 표준안'도 마련해야 한다. 여기다 안전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개인의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실용적 관리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재난 발생 때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국가의 과제다. 국민이 언제 어디에 있어도 안전한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다. 복합적인 사회일수록 개인의 안전이 개인의 행복으로 연계된다.
이런 현실에서 지자체들은 '이태원 압사 사건'을 계기로 축제나 대규모 행사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이는 재난 안전이 '선택'이 아닌 '필수'사안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민의식 수준이 높을수록 크고작은 축제나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하려는 욕구도 분출한다. 지자체들은 이런 욕구를 수용하고자 매년 지역을 알리는 축제나 다양한 문화행사를 늘리고 있다.
개인 안전이 최우선인 세태에 재난 안전을 지켜줄 누군가의 '역할론'이 요구되고 있다.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 김영희 창원센터장. 김 센터장은 창원(성산구 삼동로 엑스포상가)에서 재난 안전에 대비하고자 '재난안전보안관'들을 실습 교육시키고 있다. 민간 재난안전지킴이를 양성하는 '재난안전보안관 조련사'를 자처한 것이다.
창원센터는 올해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센터 개소 이후 재난안전보안관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교육생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재난안전보안관'들은 올해 부산 '불꽃축제'와 '진항군항제' 등 인파가 대거 몰리는 주요 명소에 배치돼 주최 측의 안전한 축제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보탰다.
이들의 활약상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조만간 전 국민재난안전시대가 정착하면 일선 학교 교육 현장이나 지자체 축제 때 '재난안전지킴이' 파견을 요청하는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재난안전보안관'의 활용도와 쓰임새를 예단한다면 새로운 미래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재난안전 분야에서 '고지'를 남들보다 먼저 선점한 '개척자'로서 지역 재난안전지킴이를 교육하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인 김 센터장은 요양보호사협회를 운영하면서 요양보호사 병원 파견 관리하는 일도 하고 있다. 두 개의 '무기'를 갖고 그가 하고 싶은 일을 후회없이 하는 도전적인 삶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여성으로서 국민재난안전분야에 관심을 두게 된 사연이 궁금해 김 센터장을 만나 그의 숨은 인생이야기를 들어봤다.
'재난안전보안관' 용어가 생소하다
-재난안전보안관은 생활안전과 교통안전, 자연재난, 사회기반체계, 범죄안전, 보건안전 등 6대 안전 분야에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재난 재해사고 발생 때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스스로 보호하고자 민간이 주도한 '안전지킴이' 단체다.
재난안전관리사 자격증을 따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고 어떤 분야에 취업을 하나
-국민재난안전협회가 주관하는 6대 안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후 각 지역에 있는 재난안전보안관 지역센터에서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안전 관련 이론과 실습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하는 일은 지하철 안전요원에서부터 어린이놀이시설 점검, 안전교육 실태조사, 재난 안전 교육강사, 지자체 안전 점검, 지역축제 행사장 안전관리 지도 점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 창업할 수 있다.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는 어떤 목적으로 출범했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국민 참여를 유도하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간 개별법에 따라 부분별로 이뤄지던 국민 안전을 일원화해 나라를 '안전선진국으'로 정착시키는 일을 하는 게 목적이다. 안전 관련 전문 인력 양성과 재난안전보안관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분야에 어떻게 관심을 두게 됐나
-일찍부터 노인문제와 재난 안전, 복지 행정 등과 관련한 교육사업을 하고 싶었다. 교육사업에 관심이 많다 보니 대학원 다닐 때 '복지행정'을 논문으로 썼다. 사회적 안전 전문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알고는 재난안전 분야는 앞으로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센터장을 맡은 것은 국민안전불감증의 심각성을 개선하고 싶었고 어린이 안전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게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
-정년 퇴직자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재난안전보안관 모집 펼침막을 보고 문의하는 전화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들에게 한 줄기 빛을 준다고 생각하면 희열감도 솟구친다. '시니어'들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봉사, 일을 통해 일정 부분 소득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앞으로 펼치고 싶은 계획은
-더 많은 재난안전보안관을 배출해 지역 기업체나 지자체 학교 등과 연계해 재난안전 사각지대를 없애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 '안전지킴이'들이 일선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구축해 전 국민 안전불감증에 경각심을 고취시켜 불의의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재난 안전 교육은 '중대재해처벌법'의 강화로 기업체와 지자체, 기관 등에서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할 '저승사자'와 같은 무거운 '짐'이다.
하지만 재난 발생이 우려되는 현장마다 일일이 국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게 현실이다. 결국 '재난안전지킴이' 역할의 일정 부분은 민간영역에서 대행할 수밖에 없다.
김 센터장이 '국민 재난안전 불감증'이란 '괴물'을 '차안(此岸)'의 세계에서 '피안(彼岸)'의 세계로 건너게 할 '징검다리'를 어떻게 놓을지 기대된다.
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