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대란’ 막았지만…가격 치솟는 겨울철 딸기·고구마

‘배추대란’ 막았지만…가격 치솟는 겨울철 딸기·고구마

-감귤·딸기·고구마 등 가격 뛰어…폭염·폭설 등 영향
-농경연 12월 가격 안정 전망…“생육회복 예상”
-유통업계 “연말 시즌 수요 증가…당분간 가격 높을 듯”

기사승인 2024-12-24 06:00:08
23일 서울 관악구의 한 농산물 할인 마트에서 겨울 딸기가 100g당 204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 “요즘 딸기 가격이 너무 올랐어요. 사먹을 엄두가 안나네요” 23일 관악구의 한 농산물 할인마트에서는 딸기 한 박스가 2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100g당 2040원으로, 마트 관계자는 요즘 이 정도 가격이면 저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과일을 사기 위해 방문한 한 소비자는 “겨울이 되니 아이들이 딸기가 들어간 디저트를 많이 찾는다”며 “가족들과 함께 먹을까 생각해 구매하러 왔는데 가격은 조금 부담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등이 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 여름 배추·무, 사과·배 등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데 이어 겨울까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식량위기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제철 농산물인 귤(10개) 가격은 4231원으로, 지난해(3853원) 대비 1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2901원)과 비교하면 46% 높아진 수준이다.

겨울디저트에 주로 사용되는 딸기와 고구마도 대폭 상승했다. 딸기(상품)는 100g당 2697원으로, 지난해(2403원)보다 12% 올랐다. 평년(2117원)과 비교하면 27% 올랐다. 대표 간식 고구마도 마찬가지다. 지난 19일 기준 국내산 밤고구마 가격은 10kg 3만6140원으로 지난해 동기(3만1643원)대비 14.2% 올랐다.

동작구의 한 편의점에서 군고구마를 판매를 시작했다는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 사진=김건주 기자

가격 오른 것은 지난 여름 폭염과 최근 내린 폭설 등으로 인한 작황 부진 탓으로 추정된다. 감귤은 올해 폭염으로 ‘열과’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열과가 생긴 농산물은 껍질이 벌어지고 터져 상품성이 하락한다. 특히 지난 10월까지 지속된 고온과 강우로 병충해도 늘었다. 딸기는 지난 10월 초까지 이어진 무더위로 가격이 폭등했다. 이상 고온으로 평년보다 재배가 늦어지며 초기 물량이 부족했다. 딸기 농가들이 수확기인 지난달 말 폭설 피해를 입으며 출하량이 늘지 못했다. 고구마도 폭염과 더불어 일교차가 크지 않아 작황이 부진했다. 고구마는 밤 기온이 낮아야 성장이 빠르다. 고구마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15~20% 가량 감소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딸기의 경우 지난달은 고온으로 정식(옮겨심기) 시기가 늦춰졌고, 초기 생육도 지연되며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며 “귤·고구마 등 다른 작물도 생육 지연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달은 정식 후 기상여건 악화로 부진했던 생육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 작황이 부진했던 전년·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연말을 맞아 딸기, 군고구마 등의 수요가 늘며 한동안 가격대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 내다 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다보니 겨울 디저트 마케팅이 본격화하고 있고 찾는 소비자도 많다”며 “수요가 많아져 당분간 겨울 농산물이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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