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올겨울 자신만의 매력을 드러낸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대량 쏟아져 나와 치열한 경쟁을 예상케 했다. ‘커플즈’(김주혁, 이윤지, 이시영, 공형진, 오정세), ‘티끌모아 로맨스’(한예슬, 송중기), ‘너는 펫’(김하늘, 장근석), ‘오싹한 연애’(손예진, 이민기)가 그 주인공이다.
‘커플즈’(감독 정용기․제작 바른손)는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다섯 남녀의 로맨스를 퍼즐 맞추듯 풀어나가며, ‘티끌모아 로맨스’(감독 김정환, 제작 인디스토리)는 한예슬이 국보급 짠순이로 분해 송중기와 함께 ‘생계밀착형’ 로맨스를 그린다. ‘너는 펫’(감독 김병곤, 제작 프로덕션 루덴스)은 사람을 펫으로 들인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오싹한 연애’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개봉한 ‘커플즈’는 8일 오전에 기준 36만 642명을, 지난달 10일 개봉한 ‘티끌모아 로맨스’는 42만 3772명, 같은 날 개봉한 ‘너는 펫’은 54만 3417명의 관객을 모았다.
반면, 지난 1일 개봉한 ‘오싹한 연애’는 가장 늦게 개봉했음에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8일 오전 기준 72만 5605명의 관객을 동원,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다. ‘오싹한 연애’를 제외하고 기대작이었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재미와 달콤함은 물론 강한 울림을 던져줘야 하는데 이들 작품은 그런 점에서 약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커플즈’는 캐릭터가 분산되는 듯한 느낌과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고 ‘너는 펫’은 흥미로운 소재임에도 캐릭터가 지나치게 천방지축 느낌으로 표현됐다는 평이다. ‘티끌모아 로맨스’ 역시 두 배우의 연기 외에는 주목할 점이 없다는 것.
그렇다면 ‘오싹한 연애’는 어떤 점에서 달랐을까. 그는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라는 전혀 다른 성질을 붙여놓은 점이 매력적이다”면서 “지금까지 나온 로맨틱 코미디 중에서 그만큼 무섭고 웃긴 것은 없었다. 장르를 결합하는데 있어 수위조절을 잘했다. 다소 연출과 편집에 있어 아쉬운 점이 있지만 배우들이 잘 맞춰줬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