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청소년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 ‘명왕성’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은 천문학도를 꿈꾸며 살아온 준(이다윗)이 최고 명문사립학교에 편입 후, 모든 것이 완벽한 유진(성준)을 보고 열등감을 느끼며 상위 1% 비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하기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수원 감독이 10여 년간 교사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어두운 이면과 점차 괴물로 변해가는 아이들의 비극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담아냈다. 인성보다 성적으로만 인정받는 세상에서 입시지옥은 당연한 것이 됐고, 입시로 자살하는 학생의 수가 늘어가는 모습을 통해 무한경쟁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의 가슴 아픈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개봉에 앞서 베를린영화제 특별언급상과 피렌체 한국영화제 영화평론가심사위원상 인디펜던트 부분을 수상해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면서 정작 영화를 봐야 할 청소년들이 보지 못하게 되자 이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을 연출한 김희정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지금처럼 국제중학교문제와 교육문제가 이슈가 되는 때에 정말 시의 적절하게 필요한 영화가 ‘명왕성’이다. 그런데 청소년관람불가라니. 심사위원들은 영화를 보고 하는 판단인가? 그런 기준이라면 청소년들의 자살을 알리고 스토리를 제공하는 뉴스나 신문도 불가해야 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이 난 후 포털사이트에는 영화 등급을 내려달라는 누리꾼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명왕성’의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명왕성’ 공동제작자 임충근 PD는 18일 “7월 11일 개봉에 맞추려면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영등위에 재분류 신청을 하려고 한다”면서 “혹시라도 하는 마음에 촬영하면서도 신수원 감독에게 특정 장면에 대해 수위조절을 부탁했기에 이런 결과가 더욱 비통하다. 이럴 것 같았으면 아예 신 감독이 상상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해줄 걸 하는 죄책감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이어 “앞으로 15세 관람가를 받으려면 어떻게 영화를 찍어야 하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물론 청소년들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영등위 위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명왕성’이 폭력적이고 모방의 위험이 있다면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학생들의 자살과 폭력에 대한 기사들도 검열당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아이들의 의식 수준은 유럽 청소년들보다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명왕성’을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영등위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판정한 이유에 대해 “주제와 내용, 대사, 영상표현이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이지만 일부 장면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모방위험의 우려가 있는 장면 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청소년에게 관람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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