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지막 연예병사 비, 그의 제대는 명예로운가

대한민국 마지막 연예병사 비, 그의 제대는 명예로운가

기사승인 2013-07-18 12:00:01

[쿠키 연예] 일명 ‘감성팔이’가 화근이 됐다. 비(본명 정지훈) 얘기다. 18일 오전 세븐(본명 최동욱), 상추(본명 이상철)을 포함한 연예병사 8명이 징계를 받기로 결정된 가운데 ‘태풍의 눈’인 비만 홀로 고요하다. 연예병사 폐지가 되기 이전인 지난 10일 이미 제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커다란 이미지 손실은 막을 수 없게 됐다. 이미 제대했다 하더라도 결국 ‘연예병사 논란’의 가장 큰 불씨는 비 본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비는 본인과 연루된 수많은 소송을 뒤로 하고 전격 입대했다. 소송의 종류는 민사, 형사 등 다양했지만 비는 모든 소송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입대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혹은 도피성 입대라는 대중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어쨌든 비는 별 문제 없이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들로서 당연히 가야 할 길을 간다”며 2011년 10월 11일 의정부 306 보충대대를 통해 입소했다.

그러나 비의 군생활은 논란의 연속이었다. 군 복무 중에도 잇단 소송으로 끊임없이 기사에 등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국방부 연예사병으로 보직을 변경한 비는 배우 김태희와 열애를 시작했다. 사실 청춘 남녀가 연애하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비가 연애를 할 수 있게 뒷받침해준 일련의 상황들이다. 일반 사병들과는 차원이 다른 휴가와 외출 횟수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특혜에 가까운 외출 횟수 외에도 탈모보행도 한 몫 했다. 결국 비는 군인 복무규율 위반으로 근신 처분을 받았다.

사건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제대를 눈앞에 둔 비는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달 25일 방송된 SBS ‘현장 21’에서 연예병사들의 근무 태만에 대한 폭로가 보도됐다. 문제가 된 연예병사인 세븐과 상추 외에도 그 자리에는 가장 고참인 비가 있었다. 당시 비는 휴대폰 소지와 사복 착용, 무단 외출 등으로 문제가 됐다. 다행히도(?) 세븐과 상추가 휘말린 불법 성매매 업소 출입 의혹에서는 벗어났지만, 근무 태만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었던 셈. 이미 한 번 징계를 받은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같은 부분을 지적받았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 곧 제대였던 비의 징계여부에 대해서도 여론이 분분했다. 그러나 결국 비는 지난 10일 아무런 문제 없이 제대했다. 국방부 측은 “특별 감사를 통해 비는 징계대상이 아닌 것으로 분류됐다, 제대 날짜에는 아무런 변경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서울 용산 국방홍보원을 통해 제대한 비의 태도는 정말로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의 태도는 결코 아니었다. 전날 밤새워 기다린 800여명의 팬들과 취재진 앞에서 부리나케 인사를 하고 번개같이 사라진 비의 제대 신고식은 단 3분이었다.

오늘인 18일 오전, 국방부는 연예병사 제도의 폐지를 발표했다. 문제가 된 세븐과 상추를 포함한 8명의 병사는 징계 조치를 받은 후 야전부대로 재배치되며, 문제가 되지 않은 상병들 또한 일반 부대로 재분류된다. 군의 명예를 드높여야 할 연예 상병들이 오히려 불명예를 떠안은 셈이다.

비를 그저 그런 흔한 신인에서 지금 같은 톱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그의 성실한 태도와 어려운 성장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삶의 자세였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눈물을 내보이는 모습은, 화려한 스타보다는 그저 누군가의 평범한 아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비에게서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들들이 모두 가는 군대를, 그는 끌려가는 듯 미루고 미루어 입대했으며 그 와중에도 연예병사로 근무하며 일반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특혜를 받았다. 자유로운 휴대폰 소지, 남들은 군대에서 며칠씩 기다려 겨우 할 수 있는 가족과의 통화다. 군대에서도 톱스타였던 셈이다.

그는 제대 후 가장 먼저 어머니를 찾아가는 모습을 매체에 보였다. 필요할 때만 누군가의 아들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물론 그 모든 것이 깊은 효심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제반 상황을 보고 있으면, 절로 비꼬아 보게 되는 것은 비단 기자 뿐일까?

이쯤에서 궁금한 것은, 연예병사 복무 태만의 불씨가 된 비의 속내다. 논란을 뒤로 하고 입대하더니, 또다시 논란을 뒤로 하고 제대한 그. ‘대한민국 마지막 연예병사’의 타이틀까지 떠안게 된 지금, 그의 제대는 명예로운가?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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