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Call Me Gray” 단지 회색만은 아닌 힙합 뮤지션

[쿠키 人터뷰] “Call Me Gray” 단지 회색만은 아닌 힙합 뮤지션

기사승인 2013-11-03 15:50:01

[인터뷰] 그레이(본명 이성화·28)에게 ‘신인가수’라는 타이틀은 어색하다. 유수의 힙합 뮤지션의 앨범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H의 싱글 앨범,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박재범, 문명진 등의 무대 편곡 작업으로 대중성까지 확보한 프로듀서이기 때문이다.

프로듀서에서 자신의 앨범을 낸 가수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은 그레이를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곡 작업 때문에 가수들은 자주 만나도, 기자와의 만남은 아직 어색하다”는 그레이는 “그동안 아티스트로서의 욕심은 누구보다 많았다”고 운을 뗐다.

지난 해 발매된 그레이의 싱글 앨범 ‘깜빡’은 힙합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곡이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힙합 크루 ‘VVD’의 맏형으로서 많은 공연을 소화해야 했던 그레이는 “‘깜빡’ 말고도 더 많은 음악을 하루빨리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첫 싱글 앨범 ‘콜 미 그레이’(Call Me Gray)는 단지 네 곡으로 이루어졌는데도
그레이의 다채로운 컬러를 보여준다. ‘회색’이라는 뜻의 예명이 무안할 지경이다. 장르를 구분 짓지 않고 쏟아지는 네 곡은 풍성하기 그지없다. 무척 매력적이라 위험한 여자들에게 바친다는 타이틀곡 ‘위험해(Dangerous)’만 봐도 그렇다. “제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하는
수줍은 남자에게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세련된 곡이다.

그레이는 가수 박재범이 만든 힙합 레이블 ‘AOMG’의 첫 상업 가수이기도 하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으로서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그에게 기획사에 소속된다는 것은 처음에는 마뜩하지 않았다. “기획사에 소속되면 음악적으로 제한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편견이 있었다”는 그는 “음악적 자유에 대한 갈망 때문에 기획사들의 제안을 거절해 왔지만 최근 생각이 좀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고민하다가 AOMG를 선택했고, 그 선택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제가 원하고 만드는 음악을 여과 없이 다 들어주는 곳이에요”라는 그레이는 넌지시 기획사에 소속되고 나서의 변화를 털어놨다.

그레이는 “사실 작곡 작사, 녹음 같은 음악 작업은 기획사 없이 혼자서도 해오던 것이지만 음악 외적인 작업은 다르더라”며 예전과의 차이를 밝혔다.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한 수단이 훨씬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재킷 촬영이나 기획, 뮤직비디오 촬영과 앨범 유통 같은 것들이 그렇다”라며 “스케일 큰 작업들이 체계적으로 정확히 진행되는 것을 보며 내가 작아지는 기분까지 들었다”며 웃음지었다.

“상업적인 욕심? 당연히 있다”고 털어놓은 그레이는 “이번 앨범이 성공적인 반응을 얻어서 더 멋진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순히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다. “저를 도와준 사람이 너무나 많고, 그 분들이 제 음반으로 인해 즐거웠으면 합니다. 음악은 모두가 즐겁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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