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이 립스틱’ ‘이수경 슬리퍼’ PPL 마케팅, 배려가 필요해

‘천송이 립스틱’ ‘이수경 슬리퍼’ PPL 마케팅, 배려가 필요해

기사승인 2014-01-28 14:54:00

[쿠키 연예] ‘천송이 립스틱’ ‘이수경 슬리퍼’ ‘김수현 책’. 스타들을 이용한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마케팅이 강세다.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천송이(전지현)는 아침부터 일어나 숙취를 깨려 탄산수를 마시며, ‘지방시’ 티셔츠를 입고 실연의 아픔에 주정을 부린다. ‘입생로랑’의 핑크색 립스틱을 바르고 데이트의 설렘을 표현하는가 하면 ‘젠틀 몬스터’의 독특한 선글라스를 쓰고 세련된 모습을 선보인다. 이 모든 브랜드의 해당 물품은 완판을 기록했다. 드라마에서 상대역 도민준을 맡은 김수현이 보는 책 ‘에드워드 톨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방송 이후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5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그 당시 크게 유행했던 배낭 브랜드 ‘잔스포츠’ 가방이 극중 쓰레기와 삼천포의 등에 얹혀져 있다. 잔스포츠는 ‘응사’이후 큰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식샤를 합시다’에서는 한 오피스텔 내에 사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핏플랍’ 슬리퍼를 신고 나온다. 이쯤 되면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끊임없는 간접광고 간판이나 마찬가지로 느껴진다. 과도한 PPL, 과연 긍정적일까.

답은 안타깝게도 아니다. SBS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에서는 주인공들의 수학여행에 한 가지 브랜드로만 도배된 아웃도어 물품들과 의류들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지어 극중 주인공이 타 브랜드의 모델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해당 장면에서는 출연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에서는 한 축산브랜드의 간판이 거리에 출현해 극의 몰입을 해쳤다.

물론 설득력 있는 PPL이라면 극 속 결정적 키워드가 되어 브랜드와 드라마 양 쪽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앞에서 언급된 ‘별그대’가 좋은 예다. 천송이는 아픈 상황에서도 ‘롤리타 렘피카’의 핑크빛 립스틱을 바르고 “병원패션도 내가 1인자여야 해”라고 중얼거린다. 어떤 곳에서도 아름답고 싶은 여자의 욕망을 단적으로 표현해주는 키워드가 된 이 립스틱은 단숨에 완판을 기록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PPL이 없으면 드라마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PPL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극의 몰입도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드라마 제작자들의 사려 깊은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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