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댄싱9’이 낳은 스타 무용수들, ‘D4U 어게인’

[쿠키 人터뷰] ‘댄싱9’이 낳은 스타 무용수들, ‘D4U 어게인’

기사승인 2014-03-13 18:07:01

[인터뷰] 순수예술계는 꾸준히 스타를 배출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예술을 향유하는 관객층은 제한돼있고, 그 중에서도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 사람은 더더욱 적다. 그러나 ‘스타’가 등장하는 순간 예술계는 요동친다. 가깝게는 데미안 허스트를 배출한 현대미술계가 그렇고, 멀게는 보티첼리·미켈란젤로 등의 거장을 배출해낸 메디치 가(家)가 연 르네상스 시대가 그렇다. 스타의 존재 하나로 관객층의 스펙트럼은 걷잡을 수 없이 넓어진다.

국내 무용은 유난히 스타에 목마른 시장이다. 척박한 환경도 그렇지만, 스타가 탄생하기엔 지나치게 관객층이 빈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방송된 케이블 채널 Mnet ‘댄싱9’을 통해 스타 무용수들이 탄생하며 판도가 바뀌었다. 생소했던 무용에 대중을 매료시킨 ‘댄싱9’의 성공적인 끝맺음은 곧 무용 공연의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졌다. ‘댄싱9’ 출신의 네 무용수가 론칭한 ‘디포유(D4U)’ 공연은 지난 1월 10분 만에 5회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이제 앙코르 공연 ‘디포유 어게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무용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일.

‘디포유 어게인’은 현대무용과 발레, 비보이(B-Boy)댄스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연합 공연이다. 발레리나 이루다(29), 현대무용가 한선천(25), 비보이 하휘동(36)을 지난 9일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만났다. 또 한명의 발레리노 김명규는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했다.

“앙코르 공연이지만 같은 작품은 아닙니다.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있죠.” 이루다의 말이다. 작품의 구성을 바꾼 하휘동을 제외한 세 사람은 새 작품을 ‘디포유 어게인’에서 선보인다. 앙코르라는 이름을 단, 전혀 다른 공연인 셈이다. 이는 무용수들의 계획된 의도다. ‘댄싱 9’과 지난 ‘디포유’가 무용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들을 진입시키기 위한 장치였다면, ‘디포유 어게인’은 무용의 깊은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연. 한선천은 “이미 무용을 접해 보고 즐기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이 한층 심도 있는 무용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첨언했다.

공연을 즐기는 팬들과의 이벤트도 계획됐다. 공연을 전회 관람한 열성 팬들에게는 무용수와 진솔한 대화나 피드백을 나눌 수 있는 다과회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한선천은 “그 동안 사인회 등으로 팬들과 만났지만 긴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다”며 “우리를 좋아해주는 팬들에게도 좋은 기회지만, 우리에게도 관객과 교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공연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형성된 ‘디포유’ 팀의 지속 가능성은 어떨까. 이루다는 “물론 우리 넷이 계속 함께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무용수의 개인적 발전을 위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 볼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각자의 계획이 명확하기 때문. ‘디포유 어게인’의 아트 디렉팅을 맡은 이루다의 경우 공연 영상 디렉터로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디포유 어게인’의 감각적인 흑백 광고영상은 바로 이루다의 작품. 이루다는 “국내에는 댄스 비디오 등 공연 영상에 대한 이해가 깊은 디렉터가 별로 없다”며 “최근 급변하는 첨단 미디어에 비해 정체된 공연 문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고 꿈을 피력했다.

한선천은 오는 5월에 펼쳐지는 국제현대무용페스티벌에 나갈 솔로와 듀엣 작품을 준비 중이다. 하휘동은 Mnet ‘댄싱9’ 시즌 2에 레드 팀의 마스터로 참여한다. 하휘동은 “참가자에서 심사위원으로의 변신이라 부담감이 크지만 그만큼 참가자의 고충을 어루만질 수 있는 마스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명규의 경우에는 수려한 외모 등으로 방송 진출설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하휘동은 “순수예술인이 방송출연을 통해 본래의 목적이 변질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분명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변질 이전에 우리가 무용계 관중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사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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