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 ‘전동차(전기 카트)’ 관련 업체 간 이전투구로 경북 안동시의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이 도마에 오른<본보 3일 전국 면 보도> 가운데 전동차가 ‘차인지, 차가 아닌지’를 두고 논란이다.
특히 관광지 전동차 영업을 통제하고 제한할 관련 규정이나 법률조차 없는 상태여서 이용자들이 안전사고 혹은 각종 책임공방 등에 노출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전동차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이 ‘무법지대’인 셈이다.
아직까지 전동차가 ‘차’인지에 대한 결론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안동시 교통관련 부서는 지난달 중순 하회마을 매표소 앞에서 전동차 영업을 하는 A(51)씨가 마을 주민 업체를 상대로 신고한 영업방해 사건의 수사를 위해 안동경찰서가 질의하자 해당 전동차는 ‘차가 아니다’란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전동차는 취·등록세를 내지 않는데다 차량관련 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영업배상책임보험에만 가입하기 때문에 ‘차’로 볼 수 없다는 게 안동시의 설명이다.
안동시의 해석대로라면 A씨 업체 전동차의 마을출입을 가로막은 주민 업체들은 남의 영업을 방해한 것이다. 하회마을 관련 안동시 조례를 바탕으로 ‘주민 소유 차량 외에는 마을을 출입할 수 없다’는 주민 업체들의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져서다.
더욱이 차라고 하더라도 안동시 사업소 성격의 하회마을관리사무소가 있고 보존회도 있는 만큼 공신력을 가진 기관이나 단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업체들이 직접나선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모든 민원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신중한 입장이다. A씨의 ‘영업방해’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안동경찰서는 현재 이 문제를 경북지방경찰청에 질의했고, 지방청은 다시 경찰청에 문의한 상태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유사 사건이 전국 관광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이나 법률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입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상 전동차 업체는 특별한 허가를 받지 않고도 쉽게 영업을 할 수 있는데다 헬멧 등 각종 안전장구조차 착용하지 않아 이용객들은 늘 안전사고 위험 등에 노출돼 있다.
최근 전동차를 타고 하회마을을 둘러보던 한 관광객이 담벼락을 충돌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는가 하면 전동차와 승용차가 충돌하는 사고 역시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하회마을에는 안과 밖에 모두 5개 업체가 80여대의 전동차로 영업 중이다. 업체 마다 상이하지만 요금은 적게는 7000원에서 많게는 3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 김영광(48·가명·서울)씨는 “하회마을을 찾는 이유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그 만큼 신뢰도가 있어서인데 마을은 세계적인 문화재지만 상인이나 거주민들의 의식은 상식 밖인 것 같다”며 “세계문화유산의 걸 맞는 제도마련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