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예술의 만남'전은 하동의 사계를 주제로 8팀의 작가가 찻자리 작품을 선보였다. 찻자리는 그 자체로 설치예술이자 꽃꽂이·공예·자수·도예 등 다양한 예술 분야가 접목된 종합예술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을 주제로 각각 2명의 작가가 사계절을 찻자리에 담아냈다.
봄을 주제로 참여한 조윤실 작가(한국 TEA & HERB 협회 대표)는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한명주 작가(대렴차문화원 전문사범)는 '천 년의 미소'를 제목으로 작품을 설치했다.
봄 찻자리는 소박한 들꽃과 하얀 다기, 찻자리 위를 날아다니는 듯한 나비 모양 도예품을 접목해 꾸며졌다. 여름은 대렴차문화원 원장인 김애숙 작가와 홍차 마스터 김경남 작가가 참여했다.
김애숙 작가는 '대숲에 바람일 듯 차와 노닐다'라는 제목으로 청량함이 느껴지는 푸른 다기를 중심으로 찻자리를 선보였고, 김경남 작가는 '여름 향기'라는 제목으로 서양식 홍차 찻자리를 꾸몄다.
가을 찻자리는 진주요 대표 홍우경 작가와 이다원티랩 대표 이영숙 작가가 꾸몄다. 이영숙 작가의 찻자리는 검은색과 빨간색이 어우러진 강렬한 가을을 표현했으며, 홍우경 작가는 '조선 도공 지금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세 점의 도자기를 선보였다.
홍 작가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느낀 점을 이번 작품에 담았다"며 "통제되지 않는 공간, 사람,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찻자리에서 느꼈고 그 느낌을 해체해 다시 재조합하는 과정으로 세 개의 다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개별화될 수밖에 없는 이 시대에 치유의 영역으로서 다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겨울 찻자리는 대렴차문화원 회장인 이정춘 작가와 티플래너 최상종 작가가 연출했다.
이정춘 작가는 '겨울밤'을 주제로 패브릭과 화로 등으로 따뜻한 겨울 분위기를 연출하고 홍잭살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찻자리를 꾸몄다. 최상종 작가는 '겨울 冬相'이라는 제목으로 시린 겨울 화개골에서 나누는 따뜻한 찻자리를 담았다.
대렴차문화원 김애숙 원장은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것처럼 찻자리에서 다구도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울림이다. 어울림을 통해 찻자리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예술로 승화시킨다"며 "하동은 차의 고장인 만큼 이런 전시를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시에 참여한 소감을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지리산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는 기존 악양생활문화센터 내 전시실을 운영해왔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작은미술관 전시활성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악양작은미술관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작은미술관'은 문화 소외 지역의 주민들이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에 악양작은미술관은 지역민들이 보다 가깝고 쉽게 접근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24일까지 진행되며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한다.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