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낮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수입산 보리, 밀, 콩, 옥수수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잠식하면서 농업기반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식량작물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수입산과의 가격차액을 보전해 주는 보조금 정책과 농산물 생산비 보장 및 수입보장보험의 확충 등 소득보장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이 7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쌀, 보리, 밀, 콩, 옥수수 등 5대 식량작물에 대한 10년간 저율관세 할당량(TRQ‧Tariff Rate Quotas)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4개 품목 식량작물의 70% 이상이 저가 수입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년 동안 국내 소비량은 크게 줄었음에도 수입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2009년 당시 190만7000톤이 수입돼 전체 소비량의 88.7%를 차지했던 밀은 2019년 240만5000톤이 수입되면서 국내 소비량보다 13%를 넘어섰다. 2009년 소비량은 214만9000톤, 2019년 소비량은 212만8000톤이다.
17만 톤이 수입돼 54.6%를 기록하던 보리는 국내 소비량이 31만1000톤에서 28만7000톤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21만3000톤이 수입돼 수입산 비중이 74.2%로 크게 높아졌다.
콩은 2009년 22만8000톤이 수입돼 국내소비량의 58%를 점유했으나, 2019년 24만2000톤이 수입돼 점유 비율이 72.2%로 높아졌다. 국내 소비량은 2009년 39만3000톤에서 2019년 33만5000톤으로 줄었다.
쌀은 2009년 30만6000톤이 수입돼 국내 소비량의 6.3%를 차지했지만 2019년에는 40만8000톤이 수입되면서 9.5%로 높아졌다. 국내 소비량은 2009년 479만3000톤, 2019년 425만2000톤이다.
2009년 저율관세 할당량이 없었던 옥수수는 2014년부터 저율관세 할당량이 적용돼 2019년 기준 167만9000톤이 수입돼 223만4000톤인 국내 소비량의 75.1%를 점유했다.
‘저율관세 할당량’이란 특정품목에 대해 정해진 물량까지 저율 관세를 부과하고 그 선을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주로 수입 농산물에 적용된다.
품목별 저율 관세는 보리 0%~30%, 콩 0%~5%, 옥수수 0%~3% 수준이다. 밀은 1982년 군사정부의 수입자유화 조치 이후 저율관세 할당량과 상관없이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
특히 저율관세 할당량을 통한 곡물수입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낮은 관세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국산 식량작물 농가의 생산기반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콩 수입단가는 1㎏당 545원이지만 2018년 국내산 산지가격이 4417원을 기록해 8.1배, 옥수수는 수입단가가 263원에 그쳐 2019년 가락시장 유통 가격이 8.7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쌀은 국내산 산지가격이 2.5배가 비쌌고, 맥주보리는 2.2배, 밀은 2.9배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입 농산물의 저가 공세로 국내 식량자급률이 10년동안 56.2%에서 45.8%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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