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현장서 전남-제주 ‘평화‧인권교육’ 첫발

제주4‧3 현장서 전남-제주 ‘평화‧인권교육’ 첫발

전남교육청 평화·인권교육 교류단, 제주 4‧3 공동수업‧현장답사

기사승인 2021-04-02 10:09:46
전남교육청 평화·인권교육 교류단 학생들이 4‧3평화공원 내 위령제단에서 희생 영령들에게 참배의 예를 올린 뒤 위패봉안실의 1만 4000여 위패 앞에 머리를 숙였다.[사진=전남교육청]
[무안=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전남교육청 평화·인권교육 교류단 20여 명은 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4‧3 공동수업 및 현장답사에 나섰다. 

이번 교류단에는 안산중 학생 4명, 순천팔마중 학생 4명, 두 학교 교사 2명, 이규종 여순항쟁연합유족회 회장과 장석웅 교육감을 비롯한 전라남도교육청 관계자, 유성수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과 박진권 전남도의회 여순10‧19특위 위원장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전남교육청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지난 3월 12일 여수에서 맺은 평화‧인권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추진된 첫 번째 교류사업이다.

두 교육청은 당시 협약에서 현대사 최대의 비극인 여순10‧19 및 제주4‧3을 연계해 학생 교류와 교원 연수, 공동수업 및 현장체험 등 평화‧인권교육을 상호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교류단은 첫날인 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촌초등학교와 너분숭이, 애기무덤, 옴팡밭 등 북촌리 제주4‧3유적지 일대를 돌아보며 그날의 슬픈 역사를 되새겼다. 

전남교육청 평화·인권교육 교류단은 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제주4‧3 유적지인 북촌 애기무덤을 돌아보며 그날의 슬픈 역사를 되새겼다.[사진=전남교육청]
북촌리 집단학살은 제주4·3항쟁 기간 중 일어난 대표적인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1949년 1월 17일 하루에만 북촌리 마을 주민 1500여 명 가운데 400여 명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비극이다. 

교류단은 북촌리 유적지 답사에 앞서 제주시 봉개동에 조성된 4·3평화공원을 둘러보며 제주4‧3과 여수‧순천10‧19가 한국 현대사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4‧3평화공원 내 위령제단에서 희생 영령들에게 참배의 예를 올린 뒤 위패봉안실의 1만 4000여 위패 앞에 머리를 숙였다. 장 교육감은 위패봉안실에 비치된 방명록에 “4‧3승리의 길 10‧19가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학생들은 또 공원 내 4‧3평화기념관에 전시된 ‘백비’ 앞에서 제주4‧3이 하루빨리 그 이름을 찾아 누워 있는 백비가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을 함께 나눴다. 

‘백비(白碑)는 하얀 비석이라는 뜻으로, 아직도 그 이름을 정하지 못하고 전시관에 누워 있다.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 한켠에 세워진 ’여순사건희생자위령비‘ 뒷면 점 여섯 개의 말줄임표(’……‘)와 함께 우리 현대사 비극의 상징물이다. 

전남교육청 교류단은 위령제단 참배와 봉안실 및 전시실 답사 후 4‧3평화기념관에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함께 평화인권교육 간담회를 가졌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이 4‧3평화공원 내 위령제단에 헌화하고 있다.[사진=전남교육청]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제주 4‧3과 여순10‧19는 한 뿌리이며,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국가를 만들려는 두 지역민들의 나라사랑과 정의의 정신이 표출된 사건”이라며 “이제 그 본질과 정신, 교훈을 다음 세대인 학생들에게 가르쳐 미래의 희망으로 피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제주교육감도 “제주에서 피어난 동백꽃이 여수‧순천에서 평화와 인권의 꽃으로 피어나기를 바란다”면서 “이처럼 하나 된 마음이 모아져 여순10‧19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단초가 될 특별법 제정이라는 결실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 교류단은 방문 이틀째인 2일에는 제주 한림여중 도서관에서 현지 학생과 함께 4‧3의 배경과 의의에 대한 공동수업을 갖고, 수업 후 ‘4‧3급식’ 체험을 통해 분단에 반대하고 통일국가를 염원하던 그 날의 기억을 공유할 예정이다.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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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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