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윤 후보와 목포에서 만찬을 함께한 인물들이 ‘DJ의 동지’를 운운하며, 윤 후보의 승리를 기원하는 취지의 건배사를 한 것이 전해지면서 시작된 논란은 이들 중 일부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목포시 만호동의 한 횟집에서 있었던 이날 만찬에서 목포시의회 의장 출신인 이광래(75) 씨가 한 환영사다.
“우리는 DJ를 모셨던 동지들이고 DJ 정신 계승자들로서 정말 감사드린다. 윤석열 후보께서 DJ의 정신으로 나라를 잘 이끌어달라”
문창부 전 시의원은 “자주 오셔서 좋은 대화 나누시고…영광스럽다. 우리 모두의 건강과 윤 후보님을 위하여~!”라는 폭탄주에 곁들인 건배사를 했다.
현장에 참석했던 인사를 통해 현장 분위기와 당시 상황이 영상 등으로 전달됐고, 일부 언론에도 ‘윤 후보가 목포에서 DJ계 인사들로부터 환대를 받으며 만찬 회동’을 했다는 내용이 대서특필됐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만찬 참석자들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이미 정계에서는 잊혀진, 대표성도 없고 영향력도 없는 이들이 DJ동지를 운운하며 마치 DJ계와 지역을 대표하는 것처럼 환영하고 당선을 기원한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고 지역 여론을 호도한 처사’라는 것이다.
특히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비판받던 윤 후보가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단체의 반대로 추모탑까지 가지도 못하고 묵념으로 참배를 갈음한 것이 생중계된 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이뤄진 상황이라 비난의 강도가 더욱 거세다.
윤 후보 측에 대해서도 ‘잊혀진 인사들을 소환해 정치쇼를 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지역 여론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요한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부실장은 “진심 없는 ‘1박 2일’식의 사과 쇼는 예능프로에나 가서 하시라”고 일갈하고, 윤 후보와 만찬을 함께한 전직 시‧도의원들의 환영사에 대해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소중한 1표를 도둑맞은 심정이었다”며 “치욕스럽다”고 분을 토했다.
또 “일부 언론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마치 목포에서 대단한 환대라도 받은 것처럼 묘사되는걸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몇몇 사람들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가 윤석열을 환대한 것처럼 보여져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12명의 만찬 참석자 중 6명이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목포시지역위원회는 윤 후보측이 이광래 씨 등과 만난 뒤 “DJ계와 면담했다”고 밝혔지만, 그들은 DJ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며 “정통 DJ계를 만나고 싶고, 김대중 정신을 계승하고 싶었다면 오랜 시간 변함없이 민주당을 지켜온 원로당원들을 만나 쓴소리를 들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목포는 5‧18 광주민중항쟁의 한복판에서 광주시민과 함께 싸웠으며, 고 김대중 대통령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 온 자랑스러운 곳”이라며 “전남도당에 당일 저녁모임에 참여한 이들 중 민주당 당적 소유자에 대해 참석경위와 해당행위 여부 등에 대한 진상조사와 적절한 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