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29일 오전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LH 신규채용 진행내용이 포함된 LH혁신안을 의결했다. LH혁신안에는 신규채용 진행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인력감축안과 별개로 별도정원을 인정하고 정규직 250명을 채용하는 것이 포함됐다.
LH는 30일 정규직 250명 중 경남권역 지역인재를 30% 채용하는 것으로 하는 채용공고를 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ALIO)을 통해 공고했다. 당초 350명을 모집하기로 했던 올해 채용 규모에 비해 100여 명 줄어든 규모다.
지난 3월 민변과 참여연대에서 LH의 땅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LH사태 이후, 신뢰회복 및 재발방지를 목표로 지난 6월 발표한 정부의 LH혁신안에 LH의 모자회사 분리하는 것이 알려지며, 지역사회에 공분을 샀다.
지난 6월 7일 지역사회에서는 경남진주혁신도시(LH) 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가 출범하고, 조규일 시장이 정부청사, 청와대, 국회 앞에서 시작해 10주간 진행된 상경 릴레이 1인 시위,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 앞 시위, 각 사회단체의 성명서 발표가 이어지는 등 LH 해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역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진주시는 LH 사태와 관련해 부동산 투기근절의 재발방지대책에는 동의하지만 지역사회 여론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LH를 해체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정착한 LH의 신규채용 진행을 주장해왔다.
지역 국회의원인 박대출·강민국 의원도 정부의 LH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열린 국회 공청회와 대정부 국정감사장에서 지역 여론을 반영하지 않은 LH혁신안에 대해 지적하며, 지역 여론을 반영한 LH혁신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0월 LH 해체수준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하지 못하고, 인력감축도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대책을 발표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에도 조규일 시장은 김부겸 국무총리, 국토부장관, 기재부 제2차관, 국토부 제1차관을 연이어 만나 기존인원을 감축하면서 신규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별도정원 인정을 통한 LH 신규채용 진행을 건의했다.
지역청년과 지역대학생 총학생회연합에서도 LH 신규채용 성명서 발표와 1인 시위를 추진했으며,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을 비롯한 지역대학 총장들도 LH 신규채용을 진행해 달라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조규일 시장은 "지역사회와 논의 없이 추진되던 LH혁신안이 시민들과 지역 대학, 지역 국회의원 등이 결집해 활동한 결과, LH 해체를 저지하고 신규채용을 진행하도록 만들었다"며 "올해 채용 예정이던 인원보다 100명가량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아쉽지만, 지속적으로 신규채용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진주 옛 영남백화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다목적 아동·복지센터 건립
도심 속 흉물의 상징이던 진주시 옛 영남백화점 건물(안전등급 D)이 다목적 아동·복지센터로 탈바꿈하기 위해 30일 철거가 시작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진주시는 소음, 분진 발생 방지를 위해 분진망, 방음벽, 가설울타리 등 사전 준비 작업을 끝내고 30일 철거 공사에 들어가 내년 1월 말까지 철거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원도심지인 인사동에 위치한 옛 영남백화점은 지난 1991년 건축물 준공 이후 진주시 최초의 백화점으로 개점했다. 하지만 1992년 부도로 영업이 중단된 이후 30년간 방치돼 오다가 2019년 1월에는 전기합선에 의한 화재까지 발생해 도심 속 흉물이 됐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건축물로 전락해 인근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특히 120여 명에 이르는 소유주들의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민간의 자력 정비는 사실상 어려워 방치돼 오던 중 진주시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시에서 매입․철거하게 됐다.
지난 2019년 화재 사건 당시 현장을 직접 방문한 조규일 시장은 시민 안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도심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 왔다.
조규일 시장은 30일 철거 현장을 방문해 공사 관계자, 인근 주민들을 격려하는 한편 "도심 속의 흉물이 되어 시민 안전을 위협하던 옛 영남백화점을 철거하고 다목적 아동·복지센터를 건립되면 도심 환경 개선과 원도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공사장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서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진주시는 지난 11월 22일 진주시 다목적 아동·복지센터의 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으로 DPOA건축사사무소의 작품길을 만들고 연결하는 복합 복지백화점을 선정했다. 당선작은 자연요소가 풍부해 공간이 여유롭고 다양한 기능들이 경계 없이 서로 연결되어 변화 있는 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는 249억원을 투입해 내년 6월까지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착공해 오는 2023년 말 준공을 목표로 다목적 아동·복지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한다.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7078㎡의 규모로 건립되는 센터에는 영유아 놀이체험실, 어린이 건강꿈동산, 장난감은행, 작은도서관 등의 아동·복지시설과 성북동 행정복지센터, 80면의 공영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시는 시간과 비용을 더 투입해서라도 공사 중 소음을 줄여 인근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인 철거현장에서 사용하는 브레이커 방식 대신 유압력을 이용해서 콘크리트를 분쇄하는 압쇄공법으로 공사를 진행, 소음을 줄이는 철거방식을 선택했다.
또한 낙하물 방지를 위해 외부비계와 안전 난간대, 낙하물 방호시트 등을 설치하고 현장 여건에 맞게 교통 안내원 등을 배치해 안전한 철거 공사가 될 수 있도록 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편 진주시는 지난 4월 국토교통부의 위험건축물 도시재생 특별공모에 선정돼 국·도비 60억원을 지원받아 다목적 아동·복지센터 건립에 탄력이 붙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