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쇄신 작업으로 어수선한 사이 피감기관으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무소속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국회의원이 15개월여 만에 국민의힘에 복당해 논란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28일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도당은 이틀 뒤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입당을 허용했다.
박 의원의 특혜 수주 의혹 수사와 관련해 1년 4개월 동안 검경 기소와 당사자 소환 등이 없었기 때문에 복당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당은 또 "더불어민주당이 대통합 사면으로 당의 문호를 열어놓은 점, 중앙당 차원에서 지난해 7월부터 대통합 차원에서 해당 행위자 등을 수용한 점, 당이 어려운 시기여서 화합과 발전이 필요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선대위 문제에 시선이 쏠린 사이 은근슬쩍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난파선 국민의힘 선대위가 쇄신 내홍을 겪는 와중에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특혜 수주 혐의'로 탈당한 박덕흠 의원의 기습복당을 결정했다. 국민을 무시하는 것인가"라며 "당장 복당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탈당해서 진실을 밝히겠다던 박덕흠 의원을 둘러싼 혐의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은 논란이 된 인사들을 '꼬리 자르기'하고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복당시키는 행태를 반복했다. 국민의힘이 성찰하고 쇄신하겠다는 말은 거짓이었느냐"고 비판했다.
정의당 충북도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연어가 회귀하듯 의혹의 본산으로 돌아갔다"며 "의혹 백화점 수준의 정치인을 걸러주라고 있는 것이 정당인데 무시하다 슬그머니 복당시켰다"고 지적했다.
도당은 "박 의원의 복당은 새시대를 준비한다는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것이 결국 특혜 기득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 없다"며 "박 의원의 빠른 의원직 사퇴를 기원한다"고 했다.
앞서 박 의원은 본인이 국토위원회 소속이던 시절 가족 명의 건설사들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피감기관 발주 공사를 수주한 의혹에 휘말려 지난 2020년 9월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박 의원은 또 골프장 투자와 관련해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무소속 신분의 박 의원을 국민의힘 당 충북선대위 공동촐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가 논란이 일자 40여분 만에 철회했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