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축제에는 코로나19로 3년 만에 개최돼 축제에 목말라 있던 군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순수 역사문화축제로 분리해 개최한 원년이다.
군은 역사‧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체험‧전시 프로그램과 한 여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야간행사를 마련해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말이산고분군의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
축제 첫날인 22일 개막식에서는 식전행사로 오후 7시부터 아라초등학교에서 함안박물관까지 아라대왕 행렬이 진행됐다. 이어서 함안박물관에서는 나팔, 대평소, 무예전투 등을 활용해 왕의 행차를 표현하는 아라가야 대군물(大軍物)의 웅장한 공연이 열렸다.
개막식 이후에는 행사 첫날의 하이라이트인 드론쇼가 펼쳐졌다. 말이산고분군의 하늘 위로 400대의 드론이 일제히 오르고 음악과 함께 고분군에서 출토된 불꽃무늬토기, 봉황 장식, 금동관 등을 형상화한 색색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어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 등재기원’ 글자가 반짝였다. 곳곳에서 탄성이 새어나왔지만, 화려한 불빛의 향연을 놓치지 않고 눈과 마음에 담으려는 듯 조용히 감상하는 이들도 많았다.
드론쇼가 펼쳐지는 동안 선선한 바람이 불고, 고요함 속에 말이산고분군 능선 위로 반짝이는 곳곳에서 드론쇼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밤이 깊어갔다. 이 시간이 군민과 방문객들에게는 코로나19로 오랫동안 지쳤던 마음을 위로 받는 시간이 됐다.
조유리(25)씨는 “드론쇼는 처음 봤는데 너무 좋았고, 역사문화유적인 말이산고분군과 드론쇼의 최첨단 기술이 만나 색달랐다”고 말했다. 가야초등학교 김윤성(9) 군은 “드론이 입체적이고 멋졌다. 말이산고분군의 과거와 밝은 미래를 이어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현수자(56) 씨는 “드론쇼는 처음 봤는데 환상적이었다. 직접 찍은 영상을 친구들에게 공유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여름밤 특별한 산책, 아라가야의 밤을 거닐다
말이산1호분 인근에는 함안9경 사진전이 있었고, 말이산4호분 앞에서는 함안청소년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열렸다.
함안박물관 외관 벽면에는 LED조명을 비춰 1500여년의 아라가야 찬란한 역사를 미디어파사드로 표현한 영상을 상영했다. 어둠이 내리자 말이산고분군 길에서는 태양열 LED전구가 길을 밝혔다. 곳곳에 볼라드 조명과 고분군에서 출토된 미늘쇠, 별자리덮개석, 사슴모양뿔잔 등을 형상화한 조명이 색색의 빛을 내며 운치를 더했다.
아울러 보름달과 토끼 모형의 조명 설치물 앞에서는 저마다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밤이 깊어지자 풀벌레 소리가 들려오고 말이산45호분과 말이산9호분 일대에서 가야금, 대금 등의 1인 힐링 공연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아래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도란도란 모여 연주를 감상하며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함안박물관‧아라길 등 다양한 체험‧공연 선보여
이번 축제에는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 함안박물관 옆 체험부스에는 함안군승마공원에서 나온 말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 활체험, 아라가야 기마무사체험 등이 진행됐다.
진주에서 방문한 이은아(39)씨는 “주말 나들이 장소를 찾다가 아라가야문화재를 알게 되어 함안에 처음 방문했다”며 “아이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고분전시관과 함안박물관도 둘러보고 아라가야 기마무사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물관 인근 아라가야체험장에는 아라가야 왕관 만들기, 수레바퀴모양 토기&미늘쇠 만들기, 아라가야 연꽃 슬라임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라가야의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상시행사가 열렸다.
또한, 야외에서는 아이들이 대형튜브에서 물놀이를 하고, 박물관 앞에서는 마술, 버블아트, 팝페라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쳤다.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에도 아이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마음껏 뛰어놀며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을 마음껏 하지 못했던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아라길에서는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등재기원 음악회, 고고장구, 줄타기 공연과, 청소년들의 댄스 공연 등이 진행됐으며, 함안농산물 제품 홍보와 다양한 체험부스가 진행됐다.
아울러 아라길과 함안박물관 일대에는 츄러스, 타코야끼, 닭꼬치, 스테이크 등 다양한 먹거리가 마련된 푸드트럭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마지막 날에는 함안체육관에서 읍‧면 농악‧윷놀이 대회가 열렸다. 각 면에서 농악대회에 참여한 이들도 대형윷으로 윷놀이를 하는 주민 모두 밝은 표정으로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라가야문화제를 즐기는 방문객들의 호응 이어져…
이번 축제를 오래 기다렸던 군민들은 물론이고 타 지역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은 이번 축제를 즐기며 감상을 말했다.
조해진(25)씨는 “함안에서 오래 지냈지만 밤에 말이산고분군을 거니는 것은 처음인데 너무 좋았다”고 말했고 임하정(25)씨는 “하루 동안 축제를 둘러보며 함안군에서 아라가야문화제를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너무 좋았고 내년에도 행사가 열린다면 타 지역 친구들을 초대해서 꼭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산에서 방문한 김선주(40)씨는 아이와 인근 함주공원 어린이안심놀이터 물놀이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아라가야문화재를 보러 왔는데 함안이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하기 좋아서 자주 찾게 된다”며 소감을 말했다.
△아라가야문화제로 각인시켜… 관광회복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
함안군에서는 이번 아라가야문화재가 역사문화축제로 단독 분리해 개최하는 만큼 다양한 역사문화콘텐츠를 마련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
당초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최종 등재 시기인 7월에 맞춰 계획됐으나,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연기돼 축제는 예정대로 개최하게 됐다.
조근제 군수는 “이번 문화제는 아라가야 역사‧문화를 바탕으로 빛과 영상, 드론으로 화려하고 다채롭게 준비해 코로나19로 움츠려 있는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며 “말이산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함안박물관 제2전시관이 증축되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이 주목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 관계자는 사람과 문화가 만나고 경제가 순환하는 군민의 공간 아라길에서 남녀노소 함께 축제분위기를 만끽하고 상권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게 된 것도 값진 성과라 생각된다고 전했다.
함안군에서는 역사문화축제로 분리해 단독으로 개최한 첫 번째 행사인 만큼 군민들과 방문객들의 의견을 취합해 다음 축제 기획 시 반영‧보안해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함안=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