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맑은 날씨 속에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대전국립현충원에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도 화성에서 온 이순자(68)씨 가족이 6.25 전쟁 당시 혁혁한 공을 세워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고 이창순 육군상사의 묘 앞에서 외증손녀인 박유니아 양이 4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위해 플릇을 연주하고 있다.
-현충일 하루 앞두고 추모열기 가득
-묘비마다 가족들 둘러 앉아 오손도손 이야기 꽃 피워
-“놀라지 마세요” 6일 오전 10시 ‘추모 사이렌’ 울려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햇살에 반짝이는 수많은 묘비와 휘날리는 태극기 사이로 아름다운 플릇 선율이 흐른다.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구 현충원로에 위치한 대전국립현충원의 양지바른 한 참전군인의 묘비 앞에서 어린 소녀가 플릇을 연주하고 있다. 1951년 6,25 전쟁에 참여해 혁혁한 공을 세우고 1952년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이창순 육군상사의 증손녀인 박유니아(12) 양이 외증조 할아버지에 바치는 사랑스런 진혼곡이다.

안캐패스 전투는 월남전 종전을 9개월 앞둔 1972년도 4월11일부터 26일까지 15일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적사상자 7백5십명 아군도 173명 전사해 최대규모 전투였다. 당시 전투에 참여했다가 5일 순직한 동료들이 잠들어있는 대전국립현충원을 찾은 맹호부대 대원들이 예의를 갖춰 헌화하고 묵념을 한 뒤 준비해온 띠를 묘비에 두르고 있다.
국가보훈부 승격으로 현충일의 의미가 더해지는 가운데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쳐 희생한 분들을 참배하기 위해 찾았다. 국립대전현충원은 약 100만평의 대지 위에 13만 8천 여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큰 규모이다.

초여름 날씨를 보인 이날 대전국립현충원을 찾은 유가족, 관련 단체, 군장병들은 묘비도 닦고 헌화 후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선인들에 예의를 표한 후 준비해온 음식도 나누며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인척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고인의 삶을 회상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5일 오후 대전국립현충원에 영면하고 있는 남편을 찾아온 부인이 남편의 묘비를 찾아가고 있다.


제68회 현충일을 맞아 6일 오전 10시부터 1분간 전국에 묵념사이렌이 울릴 예정이다. 추도식 행사에 맞춰 묵념 사이렌이 울려 퍼지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31일 북한 정찰위성 발사로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돼 혼란이 벌어졌다”면서 “이번 사이렌은 매년 현충일마다 울렸던 것으로 민방공 경보 사이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