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세훈표 ‘실버 복지’ 파크골프장, 12곳 중 11곳 무허가

[단독] 오세훈표 ‘실버 복지’ 파크골프장, 12곳 중 11곳 무허가

기사승인 2024-06-14 06:00:27
중랑구립파크골프장. 사진=박효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파크골프장’이 불법 무단 점용 의혹에 휩싸였다.

14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 내 파크골프장 12곳 중 11곳이 하천구역을 무단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파크골프장이 하천 구역 내에서 토지와 하천 시설을 점유하기 전 받아야 하는 하천점용허가 없이 운영 중인 것이다.

현재 무허가로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 11곳 중 뒤늦게 하천점용허가를 신청한 곳 역시 금천구, 노원구, 구로구 등 세 군데에 불과하다. 나머지 파크골프장 8곳은 합법화할 의지도 없이 불법으로 운영 중인 상황이다.

하천 점용 허가를 받은 유일한 서울시 내 파크골프장인 영등포구 파크골프장조차 불법으로 운영 중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영등포구는 무허가 운영 도중 시설 개선 등을 조건으로 하천 점용 허가를 받았지만 개선은 없었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 최종 준공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이미 준공을 완료한 상태다.

시는 한강변을 활용해 파크골프장 추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4일 제24회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시니어올림픽에 참석해 “파크골프장 11개를 공사 중이다”라며 “오는 2026년까지 77개 파크골프장, 700홀을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지 관련해서는 한강변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두 달 전 환경부 장관, 한강유역관리청장을 만나 각별히 부탁해 하천점용허가를 융통성 있게 해 주시기로 약속을 받아냈다”며 “조금만 기다리시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파크골프장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랑구립파크골프장. 사진=박효상 기자

전문가는 하천변이 파크골프장 운영에 적합하지 않은 시설이라고 말한다. 파크골프장 잔디 관리를 위해선 많은 양의 농약이 사용된다. 환경부의 ‘골프장별 농약사용 실태 현황’에 따르면 전국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고자 뿌린 농약은 3년간 601t에 달한다.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는 하천변은 습지와 연결돼 농약 등 화학물질 유입 가능성이 크다.

그뿐만 아니라 공이 기존 산책로까지 침범하면서 보행하는 시민들의 안전까지도 위협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파크골프장 곳곳에 설치된 무허가 시설물들이 집중호우나 하천 범람 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하천에 물이 불어나면 나무나 쓰레기, 풀 등이 많이 쏟아진다”며 “파크골프장에 설치된 경계 팬스 등에 이런 것들이 걸린다. 유수 흐름에 방해가 되는 시설이다”라고 말했다.

파크골프장에 대한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청장들이 불법 운영 중인 파크골프장에 방문해 행사까지 진행하는 실정이다. 또 공공시설인 파크골프장은 지자체가 직접 관리해야 하지만, 특정 골프 협회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하천 불법 점용은 기관장 고발 사항이라 고발도 쉽지 않다”라며 “파크골프장 내 각종 시설 철거 명령을 해도 이용자들의 민원이 심하다”라며 설명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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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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