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엎는 가부장의 멸종
한성주 기자 =맞고 사는 아내는 돈이 없었을 것이다. 근현대 여성사를 가르치는 교수님이 했던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이다. 교수님이 젊었던 1970~1980년대에는 저녁마다 밥상이 엎어지고 수저가 날아가는 집이 많았다. 와장창 소리가 이웃집까지 울려퍼져도 동네 사람 모두들 ‘그 집 양반 또 저러네’ 생각하고 지나쳤다. 그 집 아내는 다음날 아침이 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어제 저녁 엎어졌던 밥상에 새로운 식사를 차렸다. 한 명은 엎고, 한 명은 차리기를 반복하는 기묘한 듀오가 흔했다. 밥상 엎기가 손찌검으로... [한성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