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원가의 비밀? 옷의 소비자 가격은 과연 불합리한가

[Style] 원가의 비밀? 옷의 소비자 가격은 과연 불합리한가

기사승인 2013-05-04 12:59:01


[쿠키 문화] 얼마 전 ‘원가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강용석의 고소한 19’는 19가지 원가 대비 판매가가 높은 제품들을 공개했다. 낮은 원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원가에 판매되는 상품들의 부조리함과 불합리함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그 중에는 약이나 화장품 등이 있었지만 ‘옷’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항상 백화점에서 옷을 사면, 다 똑같아 보이는데 이 옷은 왜 이런 가격일까, 터무니없이 비싸지 않는가, 하는 생각은 누구든 한 번쯤 해 볼 것이다. 더불어 딱히 비싼 원단을 사용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왜 이 가격을 주고 사야 하느냐 하는 것도. 알고 보면 굉장히 비싼 공정을 거쳐서, 혹은 소재를 사용해서 그런 어마어마한 가격이 나오는 것일까?

대답은 ‘아니다’다.

상기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실 옷의 원가는 어떤 옷이든 크게 대단한 수준은 아니다. 물론 디자이너 하우스의 꾸띄르 상품이나, 커스터마이징 단품류, 혹은 컬렉션 제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적어도 글로벌 브랜드의 공장 생산 제품이라면 어떤 일정한 기준 이하의 원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옷은 대체 왜 이리 비싼 것일까. 보통 옷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옷을 ‘3,4,3’원리로 마진을 매긴다. 옷을 생산해 판매하는 첫 30%는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나머지 40%는 아울렛에서 시즌이 지난 후 판매되며, 남은 마지막 30%는 그나마도 무게를 달아 원단 가격도 받지 못한 채 떨이로 처분되기 때문에, 첫 30%의 판매량에 모든 마진율을 달아 소매가를 매긴다는 소리다. 언뜻 보면 이는 굉장히 불합리하다. 시즌에 맞추어서 새 상품을 백화점에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대체 왜 옷의 모든 마진율을 덮어써야 하는가 하는 도의적 문제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원가의 비밀’이라며 불합리한 취급을 하는 것은 옷이라는 상품의 특수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패션’은 전적으로 시즌에 의지하는 특수한 상품이다. 언제나, 365일 동일한 상품 가치를 가지고 판매되는 공산품들과는 다른 페널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봄에는 봄 옷을, 여름에는 여름 옷을, 겨울에는 겨울 옷을 입게 되고, 유행에 따라 같은 검은 재킷이라도 더블 브레스트 재킷이 유행하는가 하면, 피크드 칼라 재킷이 유행하기도 한다. 그때 그때 매번 다른 공정과 테크닉으로 만들어지는 일종의 시즌 상품에 보통의 공산품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을까?

사실 어디에서든 매번 다루어지는 ‘원가의 비밀’논리 자체가 알고 보면 더 불합리한 것일 수 있다. 모든 상품을 원가를 따져 가격을 매긴다면, 글쎄. 약은 개발마진이 90%이상을 차지하는 상품이며, 화장품 또한 그렇다. 책의 원가는? 잉크와 종이 뿐인가? 같은 논리로 따진다면 인간의 원가는 정자 한 개, 난자 한 개다. 모든 것을 ‘원가’하나로 다룰 수는 없는 것이다.

수많은 상품이 난립하는 시장에서 원가 대비 질 좋은 상품을 사는 것이 현명한 소비라고 흔히 일컬어진다. 그러나 그 현명함의 기준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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