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의사 사모님에서 보험왕으로, 그리고 자랑스런 삼성인상까지

[쿠키人터뷰] 의사 사모님에서 보험왕으로, 그리고 자랑스런 삼성인상까지

기사승인 2014-01-17 10:04:00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한 오순자 삼성생명 명예사업부장

[쿠키 경제] “보험은 부유한 사람 보다 가난한 사람에게 더 필요해요. 가벼운 재난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죠. 단돈 5만원이라도 미래의 리스크를 위해 투자해야 합니다. 그걸 알리는 게 바로 제가 해야 할 일이죠.”

지난 9일 ‘제20회 자랑스런 삼성인’ 시상식에서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사로는 이례적으로 특별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오순자(64·사진) 삼성생명 명예사업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자랑스런 삼성인상은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 제조분야에서는 그동안 많은 수상자가 배출됐지만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에서는 흔하지 않은 수상자 배출이다. 그만큼 오순자 사업부장의 업적은 뛰어나다. 삼성생명에서 17년 연속 연도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각종 봉사·기부활동 등 모범적인 사회활동이 이번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오 사업부장은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은 그룹 차원에서도 인정 해줬다는 의미로 개인적으로 정말 큰 영광이다. 앞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며 보험업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제주도 명예도지사 1호’ 이색경력… 33년 전 제주도 정착

이번 수상 소식과 함께 오 사업부장의 특이한 이력도 이슈가 되고 있다. 먼저 그는 제주도 1호 명예도지사다. 2000년 제주도에서 여성의 날을 맞아 처음으로 신설된 명예도지사직에 그가 1호로 선정됐다.

당시 제주도 도지사가 비행기에서 우연히 오 사업부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 후 도지사는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그의 활발한 사회활동과 봉사·기부 등의 활약상에 감동했고, 여성의 사회활동 권장과 목소리를 도정에 많이 반영한다는 취지에서 그에게 명예도지사 직함을 달아줬다.

사실 오 사업부장은 제주도 출신이 아니다. 산부인과 전문의였던 남편이 개원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찾은 제주도의 자연에 반해 터를 잡게 됐다. 또 육지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의료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도 제주도 정착을 이끌었다고 한다. 어느덧 33년 전 일이다.

◇의사 남편 등 가족 반대 극복… 첫해부터 승승장구, 17년간 연도상 독식

잘나가는 의사 사모님으로 평생을 살 것 같았던 그가 보험과는 어떻게 만났을까.

“주변에 부러움을 받으며 부유하게 살던 친구가 있었는데 남편이 갑자기 사고를 당해 먼저 세상을 떠났어요. 아무런 대비가 없던 그 친구는 금전적인 문제 등으로 큰 고통을 겪었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도 하루 빨리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보험이었고, 직접 영업으로 발전하게 된거죠.”

당연히 가족들은 강력하게 반대했다. 당시 보험설계사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남편의 반대가 가장 심했다.

“상당히 권위적이었던 남편은 의사 망신시키는 일 하지 말라며 강력하게 반대를 했어요. 하지만 제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점을 끝까지 설득했고, 결국 남편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영업 하지 않고, 가정에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승낙을 해줬어요.”

어렵게 보험영업의 길로 들어선 오 사업부장의 영업 인생은 누구보다 순탄했다. 첫해부터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이후 17년 동안 연도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해 초 마침내 ‘자랑스런 삼성인상’까지 받으며 보험영업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70세까지 보험영업… 상금 1억, 어떤 좋은 일에 쓸지 행복한 고민”

이번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으로 보험영업인생의 정점을 찍은 그에게 뭔가 또 다른 목표가 있을까. 그는 단호하게 앞으로도 보험영업인으로서의 역할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저는 70세가 넘어서까지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실버세대들이 많이 소외당하고, 설자리를 자꾸 잃어 가는데 제가 모범을 보여 나이 많은 사람도 충분히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알리고 싶어요. 또한 어려운 계층에 보험을 전파하는 것이 저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그는 제주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 사업부장을 찾는 고객들의 전화가 인터뷰 내내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상식, 인터뷰 등으로 서울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어요. 빨리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 나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만나고, 이번에 ‘자랑스런 삼성인상’에서 받은 상금 1억원도 어떻게 좋은 일에 쓸지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서둘러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이 저만치 환하게 빛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국 기자 jkkim@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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