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실세들 왜 왔나] 김정은은 한달째 안 보이는데… 최측근 ‘입’에 쏠리는 시선

[北 최고실세들 왜 왔나] 김정은은 한달째 안 보이는데… 최측근 ‘입’에 쏠리는 시선

기사승인 2014-10-04 15:40:55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한달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4일 북한 최고위급 인사들이 전격 방문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고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비서, 김양건 비서 등 북한 측 인사가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을 위해 우리 측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북한 선수단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것에 이어서 고위급 대표단이 폐막식에 참석하는 것이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친서를 휴대하고 오는지는 아는 바가 없고 (북한 대표단은) 인천에만 머물다 귀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일부 장관의 영접 및 환담 그리고 우리측 관계자들과의 오찬 이외에는 현재 별도 면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황병서 등 11명의 북한 고위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에 평양을 출발, 서해직항로를 통해 오전 9시52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전 인천의 한 호텔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만나 환담하고 점심에는 류 장관을 포함한 우리측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 우리측 관계자에는 청와대 고위 인사들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북한 선수단을 격려하고 폐회식에 참석하고 난 뒤 밤 10시쯤 돌아갈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김 제1비서가 양쪽 다리가 불편하긴 하나 서한 발송 등의 업무활동은 지속하는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지난달 2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발뒤꿈치 쪽에 혹이 생긴 것 같은데 움직이면 덧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은 김정은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독일 러시아 등 외국 의료진이 북한에 들어간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술을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업무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점에 비춰 신변 이상에 대해선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북한군 움직임도 특이사항이 없다.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5일 최고인민회의 녹화 방송을 내보내기 2시간 전쯤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김 제1비서에 대해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이라고 전하며 그가 지난달 초 다리를 절며 현지지도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조선중앙TV가 7월에는 오른쪽, 8월엔 왼쪽 다리를 번갈아가며 절룩거리는 김 제1비서 모습을 여러 차례 방영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잦은 음주와 폭식 등으로 고지혈증, 당뇨 등을 동반한 통풍을 앓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통풍으로 고생한 적이 있는 등 집안 내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체중으로 인한 단순 골절손상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김 제1비서의 과도한 치즈 섭취로 체중이 불어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98∼2000년 스위스 유학시절 김 제1비서는 스위스 에멘탈 치즈를 매우 좋아해 귀국 뒤에도 많은 양의 치즈를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김 제1비서가 평양공장에 스위스식 치즈를 생산하도록 지시했는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에멘탈 치즈를 만들지 못하자 격분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제1비서가 후계자 시절이던 2009년 이후 올해까지 북한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수입한 치즈 등 유제품 교역액은 12만3350유로(약 1억6280만원)”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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