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휘봉 잡은 김성근 “휴일 없다. 꼴찌가 어디서 노나”

한화 지휘봉 잡은 김성근 “휴일 없다. 꼴찌가 어디서 노나”

기사승인 2014-10-27 14:06:55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새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신임 감독이 27일 “휴일을 하나도 안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신임 감독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당연하다. 꼴찌가 어디서 노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감독은 ‘한화로 부임하면서 워낙 지옥훈련으로 유명하니까 선수들이 이제 죽었구나 생각을 할 것 같다’는 질문에 “선수가 죽은 것이 아니라 내가 죽은 것이 아닌가 싶다”며 웃으면서도 “김태균이나 정근우는 다 휴일인데 아마 어제부터 연습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 취임식은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다.

조현우 기자

다음은 인터뷰 전문.

△한수진/사회자:야구의 신, 야신 김성근 감독이 다시금 프로야구 무대에 복귀를 했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새 사령탑에 오른 김성근 감독이 만년 꼴지의 독수리 군단을 과연 어떻게 변화시킬지, 또 프로야구 전체 판도를 어떻게 흔들어놓을 것인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백전노장 김성근 감독 연결해서 직접 말씀 나눠보죠. 감독님 안녕하세요?

▲김성근 감독:안녕하세요.

△한수진:예, 축하드립니다.

▲김성근:감사합니다.

△한수진:그 ‘고양 원더스’ 해체 되었을 때 저희가 인터뷰도 했었잖아요? 감독님이 어디로 가실지 참 궁금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사실 최대 관심사였죠, 많은 프로야구 팬들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말이죠. 이번에 ‘한화 이글스’에 둥지를 트시기까지 다소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 같으시네요?

▲김성근:뭐 바깥에서는 말이 많았죠, 저 우여곡절은 하나도 없었어요.

△한수진:무엇보다도 팬들이 아주 강력하게 요청을 해서 가시게 된 거잖아요. 그 소식들은 좀 들으셨죠?

▲김성근:뭐 저는 인터넷을 못 보니까, 직접적인 대화나 그런 건 보지도 못했어요. 말로는 많이 들었는데, 아주 감동적이었다고 그럴까요. 고맙긴 했어요.

△한수진:동영상도 만들고요. 무슨 1인 시위도 하고요. 여러 가지 일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 감독님은 좀 욕을 많이 듣는 그런 스타일이시잖아요, 아닌가요? 그런데 이번에 아주 (웃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게 되셨네요?

▲김성근:많은 욕 속에서 살아왔죠. (웃음)

△한수진:예,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팬들이 정말 여러 가지로 강력한 요청을 한 것 같은데요. 뉴스를 보니까 김 감독님께서 구단에 딱 한 가지만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더라고요. 우리가 예상을 하기는 했는데, 역시 선수단 운영에 관한 전권 요구, 이게 맞습니까?

▲김성근:전권이라고 하는 것보다 구단은 야구의 승리를 위해서 있는 거니까 그러기 위해서 현장에서 하는 일에 대한 책임은 맡겨 달라 하는 이야기죠.

△한수진:승리를 위해서, 이기기 위해서 하는 거니까 현장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달라, 이런 말씀이셨군요. 그래서 구단이 흔쾌히 받아주던가요?

▲김성근:뭐 구단도, 비슷한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뭐 그렇게 어려움이 없이 그 부분은 그냥 넘어갔어요.

△한수진:내일 취임하시게 되는데, 많은 분들이 결국 코칭스텝 개편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예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른바 김성근 사단이 다시 뭉치게 되는 건가요?

▲김성근:김성근 사단이라고 하는 게 저도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는데, 요는 새로운 일이 시작할 때 새로운 위식 속에서 해야 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하면 사람도 교체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한수진:예컨대, 이상훈 코치 같은 분들도 합류를 하게 되는 건가요?

▲김성근:지금 구단하고 만나서 계약한지 이틀밖에 안 돼가지고 할 일이 산더미 같이 많아가지고 아직 누가 누군지 이 정도까지는 안 가있어요.

△한수진:그렇군요. 사실 지금 기존에 스탭들은 이종범 코치 같은 한화 코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관심이 큰데요. 아직 여기에 대해서는 분명히 생각을 정리하신 건 아니시군요.

▲김성근:지금 뭐 사람 바꿔서 사람 또 차지한다라는 게 쉬운 작업도 아니고, 여러 각도에서 봐야 되니까, 인사라는 게 그렇게 쉽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싶어요.

△한수진:지금 말씀 들어보면 잔류로 봐도 되겠는데요?

▲김성근:뭐, 그거는 제가 그쪽에서 생각하시기 나름이고, 운동으로 낸 게 운동으로 나가고 또 조금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한수진: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지금 감독님이 한화로 부임하시면서 선수들 이제 우리 죽었구나, 이런 생각들 많이 할 것 같은데요.

▲김성근:선수가 죽은 거 아니라 내가 죽은 거 아닌가 싶은데요(웃음).

△한수진:(웃음)감독님이 죽게 생겼다. 아니, 워낙 지옥 훈련으로 유명하시니까.

▲김성근:선수는 원래 김태균이나 정근우는 다 휴일인데, 어제부터 연습하기 시작했을걸요, 아마. 준비하기로.

△한수진:벌써 연습을 시작했다고요.

▲김성근:뭐 휴일을 하나도 안주려고 해요.

△한수진:휴일도 없이요. 감독님 지시사항인 거네요.

▲김성근:네.

△한수진:이제부터 이렇게 바로 연습 들어가야 된다, 휴일도 없다.

▲김성근:당연하죠, 꼴찌가 어디서 놀아요.

△한수진:아니 근데 벌서 취임식도 하기 전에 이렇게 강력한 지시를 내리셨군요.

▲김성근:취임하기 전에 계약을 했으면 끝난 거니까.

△한수진:그러시군요. 사실 지금 한화팀이 지난 3년 연속 최하위팀이었잖아요. 그래서 팬들도 자조적으로 하는 표현들도 있던데요. 한화 이글스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까? 감독님?

▲김성근:이유는 뭐랄까, 개개인의 목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직으로서의 목적의식이 좀 약했지 않았나 싶어요. 그럼으로써 개개인이 가져야 되는 사명감이랄까, 내가 뭐를 해야 한다는 이 인식이 좀 부족했지 않나 싶네요.

△한수진:팀으로서의, 조직으로서의 목적의식이 약했다.

▲김성근:네.

△한수진:그렇군요. 그럼 팀워크에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김성근:야구장에서 하나의 목적으로 전부 의사통일을 해야 되고, 각자가 내가 뭘 해야 된다는 의식을 확실하게 가져야 하는데, 그 의식이 좀 약했지 않았나 싶어요, 옆에서 보니까.

△한수진:그러니까 하나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역시 이기는 것, 승리가 될 텐데요. 꼭 이기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 혼연일체가 되는 모습, 그런 모습이 좀 적어보였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김성근:그렇죠. 야구를 이기기 위해서 시작한 거지, 지기 위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니까.

△한수진:그래요. 유능한 선수들도 많은 팀 같은데, 뭔가 좀 무기력하고 좀 어떤 끈끈함이 없어 보인다, 이런 지적들이 있었는데, 감독님은 그렇게 또 판단하셨군요.

▲김성근:유능하다 하는 것은 개인성적을 올려봤자 팀이 못 올리면 그 성적이 무의미하죠, 그런 건.

△한수진:그렇죠. 그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감독님?

▲김성근:서로 간에 상대를 위해서 내가 무얼 해야 되고, 상대를 위해서 내가 어떤 희생을 해야 되는 건지, 이런 의식이 중요하지 않나 싶어요.

△한수진:감독님 말씀 들어보면 체력훈련 못지않게 정신 훈련도 대단할 것 같은데요. 이번 겨울이 그야말로 장난이 아닐 것 같은데요.

▲김성근:모든 시작은 생각의 변화부터 오는 거니까. 의식개혁부터 시작할 예정입니다.

△한수진:의식 개혁부터 시작하겠다, 생각부터 뜯어고치겠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우선 내년 목표는 어떻게 잡으실 생각이세요?

▲김성근:우선 지금 현재 위치에 있으면 안 되는 위치고, 지금보다 한참 위에, 싸울 수 있는 위치로 가져가야죠. 그런데 솔직한 말로 팀 자체를 보질 않았으니까. 팀을 일단 자세히 보고 그 다음에 목표를 설정해야 될 것 같아요.

△한수진:일단 꼴찌는 안 된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김성근:그건 당연한 거고요.

△한수진:예, 한참 위로 좀 올라가야 된다. 적어도 몇 계단 이상은 올라가야 될까요?

▲김성근:하여튼 간, 어느 누구나 팀이라고 하면은 그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개발해주느냐, 극대화시키는 게 내가 할 일이 아닌가 싶어요.

△한수진:가을 야구를 할 수 있는 4강까지, 그렇죠?

▲김성근:그 가능성은 있지 않나 싶어요.

△한수진: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게 보신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보살 팬들 웃는 목소리가 다 들리는 것 같습니다. 웃음소리가. 그 동안 팬들이 마음고생들이 참 많았잖아요.

▲김성근:많은 팬 여러분들이 참 나를 위해서 굉장히 마음이 아프셨을 텐데 거기에 대한 보답은 해야죠, 반드시.

△한수진:예, 그렇군요. 그런데요 감독님 지금 여러 구단들 보면, 조범현 감독도 그렇고 거의 제자들이 감독을 맡고 있지 않습니까. 한 2~30년 정도 차이가 나잖아요. 이 제자들하고 붙어서 이기실 자신 있으세요?

▲김성근:이길 자신이 없으면 들어가지를 못하죠. 제자라고 하는 것은 과거 이야기고 지금은 일선 나가면 똑같죠, 제자가 아니죠. 상대 적의 적장이죠, 다들.

△한수진:자신있다, 하는 말씀으로 오늘 인터뷰 정리하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성근 감독과 말씀 나눴습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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