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시각장애인 차별 논란… 서약서 작성 강요

이스타항공, 시각장애인 차별 논란… 서약서 작성 강요

기사승인 2016-01-14 00:04: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저가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시각장애인 승객에게 탑승 전 “여행 중 유해한 결과가 발생해도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약서 작성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2급 시각장애인이자 시각장애학교 교사인 조모 (36)씨는 지난 12일 제주공항에서 아내 및 두 명의 자녀와 김포공항으로 돌아가는 여객기 수속을 밟았다. 이날 카운터에서 발권하던 조씨는 “아이들 때문에 아내 혼자서는 어려우니 김포공항에서 짐을 찾을 때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직원은 해당 요청에 조씨가 시각장애인임을 인지, 서약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조씨는 이에 “그동안 수십 차례 비행기를 탔지만 한 번도 서약서를 쓴 적이 없고, 이틀 전 김포에서 제주로 올 때도 이스타항공을 탔지만 서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서약서의 내용은 ‘몸이 불편한 승객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서약서’라고 안내됐으나 조씨의 아내가 읽어보니 ‘문제 발생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던 것. 조씨는 “시각장애를 이유로 서약서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 근거 없이 모멸감을 주고 차별하는 행동”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이후 조씨는 한 시간 가량 승강이를 벌인 끝에 서약서를 쓰지 않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지점에서 일한 지 1년 된 조업사 운송직원의 착오로 손님의 안전을 위한다며 서약서 작성을 문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직원들의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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