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의 경우 해마다 유행시기가 도래하는 10월이면 접종을 해왔으며, 지난 해에는 임신부, 생후 6개월~만 18세, 만 62세 이상의 연령으로 대상자를 확대해 국가사업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코로나19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계절성 인플루엔자 증상이 유사해 동시감염(트윈데믹)이 시작되면 코로나19 2차, 3차 대유행으로 더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이에 진주시는 지난해 7월경 인플루엔자 지자체 사업은 자체(수의) 백신구매·사용하라는 질병관리청의 공식 회신을 받은 뒤, 당해 연도 주민지원 사업이 지역복지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건복지부의 사전검토를 거친 후, 「진주시 재난위기극복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19~61세를 포함한 전 시민에 대한 무료 예방접종 실시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등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집단면역형성 충족 기준과 최근 2년간 접종률(76~78%)을 근거로 백신 수요량을 산정해 진주시의회에 사전 동의를 거쳐 약 22억 9000만원의 예산을 편성, 19~61세 연령의 70%에 해당하는 16만 3800명분의 백신을 공개입찰을 통해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특히 이 시기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마스크 및 코로나19 진단키트 대란을 겪으면서 전국의 지자체가 인플루엔자 백신 대란을 피하기 위해 확보 전에 뛰어든 시기여서 어느 지자체가 더 적극 행정을 펼쳐 선제적으로 대응하느냐가 하나의 관건이 되어 있던 시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25일경 전국적으로 시작됐던 독감 예방접종은 출발부터 백신의 유통과정, 백색입자 발견 등 안전성 문제로 순조롭지 못하게 진행되다가 그해 10월 중순에 독감 접종 후 사망사고에 대한 내용이 11월까지 지속적으로 보도됨에 따라 접종을 꺼려하는 이른바 백신 포비아가 급속 확산했다.
이로 인해 전국 접종인원은 지난해 10월은 1일 평균 34만 명에서 12월에는 약 2만 1000명으로 급감했으며 진주시도 이 여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지난해 10월 1일 평균 7200명이 접종을 했으나 12월에는 약 340명으로 예방접종 발길이 뚝 끊어졌다.
시 보건소 관계자는 "10월 추세대로 접종이 지속되었다면 독감백신이 부족해 11월에 예방접종이 종료되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였다"며 "현재의 접종률 65%는 집단면역 형성 기준에 근접하는 등 진주시와 유사하게 사업을 시작한 타 지역보다 훨씬 높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에서 진주시가 백신 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안전과 보건분야의 예산은 어느 정도 여유 있게 책정된다"며, "시의 경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하여 수요 산정과 예산편성을 했으나, 백신 유통과정, 접종 후 사망에 따른 백신 포비아 현상으로 수요가 줄어 든 것이라며 만약 그대로 진행이 되었다면 독감백신은 오히려 부족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 국가접종 독감 백신은 상당 수량이 남아 있어 잔량처리 기준이 시달되면 폐기 수순을 밟아야 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접종 후 남은 보건소 보유분 인플루엔자 백신 2만 여개에 대해 "매년 12월~1월 사이에 인플루엔자가 1차 유행하고 2월~4월 사이에 2차 유행이 통상적으로 발생하며, 백신의 유통기한이 7월까지인 만큼 코로나19와 동시감염 위험 예방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올해 AI(조류인플루엔자)가 오리 외 모든 가금류에 유행하는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어 닭, 오리, 거위, 메추리 등 가축을 키우는 농가 및 군부대·종교시설 등 집단시설의 미 접종자를 대상으로 방문 접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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