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듣프] 수원 삼성vs수원FC, 수원의 진짜 주인은 우리

[팬듣프] 수원 삼성vs수원FC, 수원의 진짜 주인은 우리

기사승인 2021-03-10 05:25:02
2016년 수원 더비를 맞이해 연맹에서 자체 제작한 공인구.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에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 매치'를 시작으로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현대가 더비', 울산과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등 많은 라이벌 매치가 있다. 흥미진진한 경기를 조금 더 다양한 시각으로 전달하고자 각 팀의 팬과 직접 소통해 프리뷰를 준비해봤다. (편집자주)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5년 만에 ‘수원 더비’가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수원 삼성과 수원FC의 마지막 '수원 더비'는 2016년이었다. 당시 수원FC가 승격 후 한 시즌 만에 강등을 당하면서 한동안 ‘수원 더비’는 열리지 못했다. 지난해 수원FC가 승격 최종전에서 경남FC를 5년 만에 꺾고 다시 1부 무대를 밟으면서 5년 만에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팀은 10일 오후 7시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3라운드 맞대결을 가진다. 쿠키뉴스는 경기에 앞서 양 팀 팬들로부터 ‘수원 더비’를 바라보는 심정을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수원FC팬 : 저는 26살이고 3년차 수원FC팬입니다.

수원 삼성팬 : 저는 30살 수원 삼성팬입니다. 현재 10년 정도 수원 삼성을 응원하고 있어요.

Q. 각자 팀을 응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수원FC팬 : 사실 저는 대세를 잘 따르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데 제 주위 친구들은 대다수 수원 삼성팬이거든요. 그래서 수원 삼성을 응원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수원에 또 다른 프로팀이 있다는 걸 알게됐고, 자연스레 수원FC를 응원하게 됐어요.

수원 삼성팬 : 수원 삼성은 K리그 내에서 역사가 오래된 팀 중 하나죠. 말 그대로 근본이 있는 팀입니다. 근본을 따라가다보니 수원 삼성에 자연스레 입덕한 것 같네요. 수원FC하고는 차원이 다르죠 우리는.

수원FC팬 : 벌써부터 디스가 들어오네요. 근데 이젠 근본밖에 없잖아요? 최근 몇 년간 하위 스플릿만 전전하던데?

Q. 같은 연고를 쓰는 두 팀이잖아요? 서로 두 팀을 어떻게 바라보세요?

수원 삼성팬 : 수원 FC는 해외축구로 비교하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에요. 항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쫓아가려는 팀. 시끄러운 이웃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비유를 하면 퀸즈파크레인저스(QPR) 같은 팀이에요. 선수단 영입은 잘했는데 조직력 문제 때문에 강등당했던 팀이었죠. 같은 수원 연고지만 우리는 수원FC를 라이벌로 생각 안 해요. 수원의 주인은 수원 삼성이죠.

수원FC팬 : 우리를 라이벌로 보지를 않는데 이해는 해요. 그런데 요즘 수원 삼성도 몇 년간 못했잖아요? 우리팀이 올 시즌 성적을 내면 그런 말 못 할 거에요. 그리고 이제 수원 삼성도 명문이라 하기엔 좀 애매한거 같은데요.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은 김승대(왼쪽)과 이영재(오른쪽).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Q. 자자 진정하시고. 벌써부터 수위가 좀 높네요. 질문 하나 던져볼게요. 사실 두 팀이 보여준 이적시장 행보는 전혀 달랐죠. 수원FC는 선수들을 엄청 데려온 반면 수원FC는 필요한 선수들만 딱 영입하고 방출이 많았어요.

수원 삼성팬 : 사실 영입이 많았으면 좋겠지만 구단의 지갑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선수 영입이 적었죠. 그래도 나쁘진 않다고 봐요. 사실 이전까지 스쿼드에서 중복되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선수단을 정리하고 필요한 선수들만 남겨놓은 부분은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제리치를 데려온 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아직 컨디션은 별로지만 좋아질거라 믿어요.

수원FC팬 : 맨 처음엔 놀랐죠.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인 안병준을 트레이드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당황했죠. 물론 감독님 인터뷰를 보니 이해는 갔어요. 아무래도 2부리그하고 1부리그 차이는 크니깐요.

그래도 현역 국가대표 주전 수비수 박지수를 임대로 영입하거나, 박주호, 이영재, 김호남 등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 온건 너무 좋아요. 조직력만 맞아간다면 어느 팀이랑 상대해도 밀리지 않을 것 같아요.

수원 삼성팬 : 빛 좋은 개살구죠.

수원FC팬 : 그래도 있는 게 낫죠. 2년 전에 FA컵 우승하고 염기훈 선수가 선수 영입해달라는 거 보고 안쓰러웠어요. 결국에 지난 시즌에도 제대로 선수 영입못해서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잖아요? 있는 게 낫죠 차라리.

Q. 이적시장의 승자가 수원FC라면 최근 행보는 수원 삼성이 압도적인 모습입니다. 반면 수원FC는 성적이 다소 좋지 않아요. 개막하고 2경기를 치렀는데 경기력은 어떻게 보셨나요?

수원 삼성팬 : 박건하 감독님이 지난 시즌 중반 부임한 이후 팀이 많이 좋아졌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8강도 가서 기대가 커졌어요. 올 시즌에는 전지훈련을 처음부터 끝까지 맡았으니깐 잘할거라 믿었어요. 첫 2경기를 모두 잡은게 8년 만이래요. 너무 좋아요 지금.

수원FC팬 : 뭐 초반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1무 1패인데. 강한 팀을 만나기도 했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선수들을 아예 싹 갈아엎었으니 조직력 문제는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면 차차 좋아질거라 봅니다.

수원 삼성 선수단.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Q. 자 이제 이번 경기에 대해서 말해봅시다. 각자 이번 경기의 핵심 선수를 뽑아본다면요?

수원FC팬 : 사실 우리는 조직력 문제가 너무 컸어요. 선수단이 다 잘해줘야 해요. 그래야 첫 승을 올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수원 삼성팬 : 우리가 초반 2경기를 모두 잡긴했지만 공격력이 조금 아쉬웠어요. 스트라이커들이 득점을 해준다면 손쉽게 이길 것 같네요. 김건희와 제리치의 공격을 믿어요.

Q. 서로 생각하는 상대팀의 약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수원 FC팬 : 공격을 너무 못하던데요? 2경기 동안 슈팅수가 37개인데 골은 2골이더라구요. 그냥 공격을 막하는 것 같아요. 어린 선수들이 잘 하긴 하는데 실속은 별로인 것 같네요.

수원 삼성팬 : 아직까지 승리가 없는 걸 보면 그냥 다 못하는 거 같아요. 

Q. 2016년에 4경기를 치르는 동안 22골이 터질 정도로 경기가 치열했죠. 올해 첫 경기 결과 예측을 해보면요?

수원 삼성팬 : 3대 0 정도로는 이겨야 만족할 것 같아요. 그래야지 앞으로 우리팀 보고도 라이벌이란 소리 안나오겠죠?

수원FC팬 : 쉽진 않겠지만 반드시 이기길 바라고 있어요. 득점은 상관없이 반드시 이겨줬으면 해요. 저런 이야기 다시는 듣지 않게요.

Q. 경기를 앞두고 서로에게 한마디씩 해보자면요?

수원FC팬 : 이제 수원의 주인은 수원FC입니다. 우리가 상위 스플릿 갈지는 잘 몰라도 수원 삼성은 올해도 하위 스플릿일 것 같네요.

수원 삼성팬 : 수원FC가 올 시즌 잔류 가능할지나 모르겠네요. 2부리그로 가지 않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