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군수 문준희)과 경남연구원(원장 홍재우)은 문화재청이 후원하고 (사)한국문화유산협회(회장 서영일)에서 시행한 비지정 매장문화재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밝히기 위한 '2021년도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어 지난 4월부터 합천 중산동 고분Ⅰ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합천 중산동 고분Ⅰ은 합천군 쌍책면 하신리 일원에 위치하며, 인접한 중산동 고분Ⅱ와 함께 그동안 여러 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가야시대 고분군으로 알려져 왔던 비지정 문화재 유적이다.
특히, 고분의 구조가 앞트기식 돌방무덤(橫口式石室墳) 형태로, 가야고분 혹은 백제지역 고분과의 관련성이 제기되었던 유적이다.
이번 학술조사는 합천 중산동 고분을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발굴조사로서 조사를 통해 봉분과 그 주변에 박석, 곡장 등이 확인됐다.
합천 중산동 고분Ⅰ은 해발 408.1m의 시리봉에서 남동쪽으로 뻗어내린 능선 남쪽 경사면의 해발 55m 높이에 위치한다.
봉분은 깬 돌을 쌓아 긴 네모꼴로 조성하였는데, 규모는 길이 465㎝, 너비 280㎝, 잔존 높이 110㎝로 상태가 양호하다.
봉분 주변으로 얇고 넓은 깬 돌(薄石)을 깐 배수로 시설이 확인되며, 북서쪽 가장자리 일부에는 무덤 뒤에 쌓은 담장시설인 곡장(曲墻)이 남아 있어 박석을 깔고 곡장을 돌린 전형적인 고려시대 무덤의 형태로 판단된다. 이러한 형태는 고려시대부터 확인되며, 조선시대 초 사대부 묘역 조성에도 이어지는 양식이다.
돌방무덤 입구 앞쪽으로 참배단으로 추정되는 한 줄의 석축열이 확인되며, 묘도(墓道,무덤 안으로 통하는길)는 풍화암반을 판 수혈식이며 매장한 후 흙을 메운 것으로 보인다. 묘도 석축의 형태는 강화도 가릉이나 곤릉 등 왕실급 무덤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돌방무덤은 무덤방으로 들어가는 문을 갖춘 앞트기식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문주석(門柱石, 문짝을 끼우기 위해 문양쪽에 세운 기둥돌), 문미석(門楣石, 두기둥 꼭대기에 걸쳐진 가로돌 ), 문비석(門扉石, 돌문짝)이 확인된다.
돌방무덤의 규모는 길이 260㎝, 너비 140㎝, 높이 160㎝로 고려시대 지방 무덤 가운데 가장 큰 편이며, 도굴의 피해를 입었지만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서 관못 4점과 청자편 1점이 확인됐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합천 중산동 고분Ⅰ은 고려시대 무덤으로 확인되었으며, 서쪽 골짜기 안쪽 사면 중산동 고분Ⅱ도 이번 조사를 참고 할 때 고려시대 무덤으로 추정된다.
또한 북쪽으로 구릉을 달리하여 1.2㎞ 이격되어 상신리 고려시대 분묘군에서도 유사한 구조가 확인되고 있어 고려시대 합천지방의 무덤 양식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판단된다.
합천군 관계자는 “발굴조사 성과는 오는 16일 오후 2시 발굴현장(합천군 쌍책면 하신리 산42-2번지 일원)에서 학술자문회의와 현장공개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며 “이번 발굴을 계기로 앞으로도 합천의 비지정 매장문화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실시하여 합천군의 역사문화를 복원해 나갈 예정”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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