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김해시장, 입감(낚시 미끼)을 보지 말고 낚싯바늘을 보라[칼럼] 

허성곤 김해시장, 입감(낚시 미끼)을 보지 말고 낚싯바늘을 보라[칼럼] 

구성원과 조직 내 시스템, 늘 언제나 항상 제자리를 지키는지 살펴야

기사승인 2022-02-03 10:32:48

단체나 조직을 이끄는 수장은 '입감(낚시 미끼)'이 아닌 '낚싯바늘'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사람을 살필 때 보이는 겉모습만 보지 말고 숨겨진 그 사람의 속내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물고기가 낚시에 걸리는 것은 보이는 입감만 보고 물었기 때문이다.

입감 속에 숨겨진 낚싯바늘을 못 본 것이 한 원인이다. 단체나 조직의 생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조직의 수장이 구성원 개인을 평가할 때 단지 외형적 겉모습만 보고 일을 맡겼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는 빈번하다. 

조직 내 '독버섯'을 가장 경계하는 공직계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단체장이 하부 구성원들에게 현혹되거나 속지 않으려면 먼저 그들이 감춰놓은 조직 내 낚싯바늘을 살펴야 한다.

더불어 조직 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이 역시 미리 점검해 비리 구조를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그 이유는 구성원들과 조직 내 시스템이 제자리를 이탈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비리 요인들을 어느 정도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김해시 공직자 3명이 업자와 제주도에서 원정 골프를 친 혐의로 새해 첫 사례로 직위가 해제됐다.

한동안 뜸했던 공직비리가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불거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김해시의회 의원들도 "김해 공직자 비리 사태로 시민들의 자존심이 심하게 상했다"며 시장과 공직 내부를 집중 성토했다.

시의원들의 성토 공격에 허성곤 시장은 '공직 비리 고강도 처방'이란 때늦은 '수비용' 대책안을 내놨다. 

대책안은 "기존 공직자 행동강령을 개정해 공직자 부패행위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직무 관련자와 골프금지 조항을 세부적으로 개정해 업자와 부적절한 사적 접촉 제한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허 시장이 아무런 대책 없는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어서 씁쓸하다.

나는 이 지점에서 그는 왜 직무 관련자와 골프를 사전에 금지하는 이른바 '공직자 행동강령 개정안'을 미리 내놓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원인을 들자면 그가 입감(겉모습)만 보고 낚싯바늘(속모습)을 제대로 못 본 탓이다.  

여기다 조직 내 비리와 연계될 수 있는 기존 공직 내부 시스템을 미리 손 보지 못한 것도 화근이 된 셈이다.

조직을 이끄는 수장은 아무나 해서도 안 되지만 아무나 할 수도 없는 자리다.

자리에 걸맞게 무한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최고 수장에게는 '메뉴얼'이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단체장이 수술칼을 대야 할 때는 단호하게 그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수장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다.

'결정하기'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조직을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되면 비록 정해진 메뉴얼은 없더라도 지체 없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는 수장은 침몰하는 배의 선장이나 다름없다. 

'만시지탄'이지만 그가 공직 비리 행위를 막을 새로운 공직자 행동강령 개정안을 내 놓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공직 비리는 공직자 스스로 품격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없는 한 요원하다.

공직 품격은 언제나 늘 항상 제자리를 지킬 때만이 그 진가를 발휘한다. 

허 시장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구성원들과 조직 내 시스템에 숨겨진 공직 비리 바늘을 찾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의 공직비리 방지책인 '홧김의 처방전'이 공직 비리를 근절하는 '명약'이 될지 아니면 엄포에 그치는 '메아리'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
박석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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