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굴조사는 문화재청 중요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경남 함안군 함안면 강명리에 위치한 폐사지인 강명리 사지의 역사적‧불교사적 실체 규명을 목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지난해 사지 북쪽지역에 대한 조사에서는 건물지 3동과 담장, 대형석축 등이 확인됐으며 여기서 사찰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의곡사(義谷寺)’ 명문기와와 금동제(金銅製) 불상 1점이 발굴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조사에서는 사지 서쪽 일대에서 다단(多段)의 계단식 석축과 함께 건물지 15동이 확인됐다.
특히, 계단식 석축부 일대에서는 소형 청동탑과 금동불상 및 불두 5점, 높이 30cm 내외의 철제 종, 풍탁(風鐸), 토제(土製) 말 등 중요유물이 발굴되었으며, 곱새기와, ‘대부인(大夫人)’‧‘태평(太平)’등의 글자가 새겨진 명문기와가 출토되어 통일신라~고려에 해당하는 시기 이곳에 위치한 사찰의 격(格)을 짐작 할 수 있는 중요 유물들이 대거 확인됐다.
이중 함안에서 처음 확인된 소형의 청동탑은 주로 고려시대에 제작되어 예불을 올리는 대상물로 봉안되거나 건물 내를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된 유물로, 발굴 당시 여러 개의 파편으로 나누어 출토됐으나 신장상(神將像)과 사자상, 풍탁, 계단 등이 세밀하고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 때 화려하고 장엄한 장식이 돋보이는 탑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출토된 금동불 좌상에 이어 추가로 금동불 입상 4점이 확인되어 의곡사지에서 출토된 불상은 모두 5점이 됐다. 모두 통일신라 후기인 9세기 무렵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들은 모두 10cm 내외의 소형 불상이며, 시무외‧여원인의 손모습을 취하고 양 어깨를 덮은 대의(大衣)자락이 발아래까지 흘러내리도록 표현한 점 등이 경주 안압지와 황룡사지, 양양 선림원지 등에서 출토된 금동불입상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조사 성과로 볼 때 강명리 사지는 통일신라부터 고려시대까지 융성한 사세(寺勢)를 자랑하는 함안의 대표적 사찰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고학적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출토 유물에 대한 분석과 문헌검토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까지 함안지역의 불교문화를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추가적인 발굴조사와 그 결과에 따른 문화재 지정 등 유적의 체계적인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명리 사지 발굴조사는 이달 30일(화)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현장에서 유적설명과 더불어 출토유물이 공개된다.
함안=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