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6명 중 1명이 지속적인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장애인이 정신 건강 어려움을 겪는 비율의 약 2배 수준이다. 자살 충동을 느낀 장애인도 8.8%에 달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통계로 보는 장애인의 정신건강’에 따르면 장애인의 15.7%는 지속적인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 8.7%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불안감을 느꼈다. 이번 통계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난 2019년~2020년 ‘한국의료패널’과 통계청의 지난 2018년과 지난 2020~2022년까지의 ‘사회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재분석한 것이다.

자살 충동 경험도 높다.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장애인 8.8%가 자살 충동을 느꼈다. 여성 장애인의 비율은 9.4%로 남성장애인 8.5%보다 높았다. 자살 충동의 주된 이유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신체·정신적 질환과 우울감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제적 어려움이 뒤를 이었다. 일상생활과 가정에서의 스트레스도 높다. 장애인의 5.8%는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느끼고 있었다. 이 또한 여성 장애인 비율이 7.0%로 남성 장애인 비율(4.9%)보다 높았다.

우울감과 스트레스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된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정신건강 상담·처방을 받는 비율도 높았다. 장애인의 15.2%(남 11.4%·여 20.6%)는 정신건강 문제로 전문가 상담을 받아본 경험이 있었다. 13.5%(남 10.7%·여 17.4%)는 정신건강 관련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한 경험이 있었다.

그럼에도 장애인은 정신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개발원에 따르면 장애인 61.3%는 정신건강문제 관리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장애인 56%는 정신건강 증진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비장애인 30.3%, 23.9%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문가는 장애인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 원인 파악이 선제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권선진 평택대학교 재활상담학과 교수는 “장애인 정신 건강 대책이라고 해서 비장애인 대책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실태조사나 (장애인) 정신 건강 관련 통계가 자주 발표된다. 대책 수립 전에 장애인의 우울 비율이 비장애인보다 크게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 진단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 참여 활동 지원을 위한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권 교수는 “장애인 생활 체육 참여율은 33%로, 비장애인 참여율(66%)과 두 배 차이다. 정신 건강은 신체적 활동과도 관계가 있다”며 “문화 예술이나 여가, 스포츠 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