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2차 방송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한 후보는 ‘비례대표 사천(私薦) 의혹’을 제기한 원 후보를 향해 “김의겸 전 의원보다 못하다. 구태정치를 관두라”며 날을 세웠다. 원 후보는 “당무 감찰로 밝히겠다”고 맞섰다.
한 후보는 11일 오후 MBN이 주관하는 ‘2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주도권 토론 첫 상대로 원 후보를 지목하며 “제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근거를 말하라”고 요구했다.
원 후보는 “같은 내용이 지난 5월 CBS에 보도됐다”며 “국민의힘,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동훈 위원장을 포함한 주변인물, 측근이 관여한 것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고 했다.
원 후보는 언론 보도 외에 “다른 근거가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한 후보는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원 후보는 “이모 전 서기관, 강모 변호사, 그리고 현재 비례대표 의원도 계신다. 중간에 명단이 바뀌기도 했다”며 “이분들이 들어간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그때 공천심사했던 5명 (외에는)”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초 비례대표 명단에 올랐다가, 당시 공관위원이었던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공개 항의하자 자진 사퇴하거나 순번이 뒷번호로 바뀐 이시우 전 국무총리 서기관과 강세원 변호사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제 처(妻)가 관련된 게 어느 부분이냐. 지금 이야기하라. 선거 전 오물 뿌리는 것이지 않나”고 재차 따졌다. 이에 원 후보는 “특정인을 아직 지목하지 않았다.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중요하고 합리적인 의혹이 있기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또 “구체적 사실관계를 다 이야기하면 가까운 분들인데 증거를 조작하실 것이냐”며 “(한 후보가) 다 부인할 테니 당무감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원 후보가 아무런 근거 없이 주장하고 있다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에 원 후보를 빗댔다. 한 후보는 “김의겸 의원은 녹음이라도 틀었다”며 “원 후보는 김 의원보다 못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냥 던져 놓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이런 식의 구태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또 “그냥 뇌피셜(자기 생각으로만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생각)이다. ‘그 두 분 제 처가 아는 사이다’, ‘일면식 있다'고 한다면 제가 정계 은퇴하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