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천안 국민은행 황성현 사무국장은 29일 “최근 천안시로부터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 유관순체육관을 단독으로 사용하도록 했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배구와 여자농구가 함께 체육관을 사용했지만 올 시즌부터는 방을 빼라는 ‘최후통첩’이다. 표면적 이유는 홈 관중이 많은 배구가 체육관을 사용하는 것이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지만 독점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연고지 이전도 불사하겠다는 현대캐피탈의 압박에 무릎을 꿇은 것. 천안시는 국민은행에 관내 남서울대학교 체육관을 사용하라고 하지만 프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2001년부터 천안을 연고지로 삼은 국민은행은 지역 주민에 대한 배신으로 인식되는 연고지 이전 만은 피하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남자 프로농구도 2시즌 연속 불어닥친 야구 열기 때문에 다음 시즌 일정을 보름이나 앞당기는 곡절을 겪었다. 프로농구 KBL은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2009∼2010 시즌 개막일을 10월 15일로 정했다. 가장 열기가 뜨거워야 할 포스트시즌(3∼4월)이 4월 프로야구 개막에 가려 빛을 잃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시즌은 챔프전이 7차전까지 진행되면서 5월에야 일정이 종료됐다. 개막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신설하기로 했던 컵 대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남녀 농구는 국제무대 성과를 바탕으로 입지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지만 남자 대표팀은 선수단의 부상 탓에, 여자 농구는 대회 일정이 잡히지 않아 실지 회복이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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