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족 양보 안돼” vs “양보해 줬어야”… ‘벤츠 끼어들기’ 영상에 네티즌 ‘옥신각신’

“얌체족 양보 안돼” vs “양보해 줬어야”… ‘벤츠 끼어들기’ 영상에 네티즌 ‘옥신각신’

기사승인 2014-06-23 18:14:55

도로 합류지점에서의 ‘끼어들기’가 사고를 부를 뻔 했다. 끼어드려는 운전자와 이를 저지하려는 운전자 사이에 시비가 붙어 아찔한 상황이 8분 동안 이어진 것이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무리하게 끼어드려 한 벤츠운전자를 비난했지만 ‘양보 안한 운전자도 똑같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8월 자신의 차량을 고속도로 1차로에 세워 사망사고를 낸 i40운전자는 형법상 교통방해치사상 등의 혐의가 적용돼 구속됐다. 이 사건은 크게 보도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지만 위협운전을 일삼는 운전자들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 인터넷에 오른 7분40여초 분량의 영상을 보면 합류지점에서의 끼어들기가 서로의 목숨을 위협하는 보복운전으로 이어졌다.

상황은 이렇다. 어느 한 인터체인지에서 차량들이 본선에 합류하기 위해 연락사로에 줄지어 서행하고 있는 가운데 흰색 벤츠차량이 끼어들기를 시도했다. 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운전자 A씨는 앞서 달리던 택시와의 간격을 좁히며 끼어들기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로 거칠었다.

문제는 B씨 역시 끼어들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는 데 있었다. 1차선 도로를 나란히 달리며 수차례 위협 운전을 했고 결국 끼어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차량을 세우고 비상등을 켰다. 그러면서도 내리지는 않았다. 곧바로 양보를 해주지 않은 것에 불만을 내비친 행동이다.

두 차량은 본선에 합류했지만 앙금은 사라지지 않았다. B씨는 이후 7분여를 A씨 차량의 진로를 방해하며 위협했다. A씨 역시 지지 않고 대응했다.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고 다른 차량들도 영향을 받았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대체로 무리하게 끼어드려 한 벤츠 운전자 B씨를 비난했다. 이들은 “형사 처벌감” “양보를 강요해선 안 된다” “운전자는 잘못한 거 없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B씨가 고의로 정차하는 등 장시간 동안 차량흐름을 방해했다”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봤다.

그런데 양보를 하지 않으려 한 A씨를 겨냥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이들은 “깜빡이 키고 저렇게 밀고 들어오면 양보해주고 말 것이지” “독한 사람들끼리 잘 만났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 “양보를 해줬으면 시비가 붙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A씨를 비난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벤츠가 끼어들 때 비상등을 킨 후 창문을 내리고 미안하다는 손짓을 했다면 시비가 커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자기 시간이 소중한 만큼 남의 시간도 소중한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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