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는 '기억하다', '그리워하다', '숨을 쉬다', '흘러가다' 등 4부로 나누어 모두 85편의 시를 담고 있다.
다방을 나와 /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도 / 비는 하염없이 내리는데 / 우산도 펴지 않고 / 종로2가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 멈췄다 떠나는 많은 버스 중에 / 웬일인지 기다리는 / 청량리행 버스는 오지 않고 있다. //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시 '비 오는 날, 태양다방' 부분)
장소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러나 그곳에 담긴 추억은 고스란히 가슴에 남기 마련이다. 시인에게는 1970년대 광화문 사거리 국제시장 뒷골목에 있던 '태양다방'이 그런 곳이다. 청춘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그곳의 기억을 간결하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재현한다. 저마다 간직한 그러나 삶에 치여 잊어버린 누군가의 '태양다방'을 이곳에 다시 불러낸다.
한관희 교수는 "시가 되기 전에는 세상에서 사라졌던 것들을 기억의 저편에서 세상의 이편으로 불러내 동시대인들과 교감하고 싶었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한관희 교수는 아주대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 2000년 3월부터 경상대 산업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4년 현대시문학 여름호 신인상 수상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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