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천 창원상의 회장 "11월11일 '창원상공의 날'로 정해 통합의 뜻 살리겠다" [쿠키인터뷰]

구자천 창원상의 회장 "11월11일 '창원상공의 날'로 정해 통합의 뜻 살리겠다"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1-12-21 13:34:17
경남지역 9개 상의를 아우르는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장과 함께 경남 상공계 수장 역할을 맡고 있는 구자천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취임 1년을 맞았다.

구자천 창원상의 회장은 이날 상의 3층 대의원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구자천 창원상의 회장과의 일문일답.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말한다면.

▶창원을 비롯한 국내외 사업장을 두루 경영하면서 외환위기, 메르스, 사드 등 수많은 외부 영향들을 경험했지만 지난 1년간은 지금껏 다른 시각과 감정으로 저에게 다가왔다. 여러 기업들을 경영하는 자리와 지역 경제계를 두루 살피는 자리에서의 시각은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올 한해 기업현장의 애로나 협업이 필요한 사항들을 찾아 논의하고 해결해 나가는 일들이 필요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제약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어선 안 되겠다싶어 막혀 있는 교류의 장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도 회원기업의 어려움이나 축하할 일에 대해 항상 함께하고자 했다. 더불어 우리지역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함께 희망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의지를 새삼 확인한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올해를 잘 이겨내고자 했던 모든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 기업인과 근로자, 소상공인 등 지역의 산업과 경제를 이루는 주체들이 서로에게 조금씩 힘을 보태가며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경험들이 이후 지역 경제 재도약의 동력이자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취임 1년의 성과를 되짚어본다면

▶우선 내부적으로는 사무국 활동과 기업 지원사업에 내실을 기하고, 외부적으로 지역 경제계 맏형으로서의 역할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업을 확대하고자 힘썼다. 상공회의소 활동 대부분이 기업 간 교류와 협업의 장을 만들고 기관·단체와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업애로를 찾아 공론화하고 개선점을 찾는 일이 주가 되다 보니 성과를 수치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개별 부서와 머리를 맞대어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제시하고 실적을 계량화하는 KPI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볼 때 코로나라는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올 한해 비교적 좋은 사업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비정상의 환경 속에서도 기업활동은 멈춰서는 안 되기에 기존 상공회의소가 제공해온 지원사업과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지역 기업의 애로해결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비수도권 법인세 차등적용’, ‘제20대 대선공약 과제’ 등 건의활동과 같은 상공회의소의 본연의 역할은 차질없이 수행하는 한편 정기 또는 상시 설명회나 교육, 컨설팅 지원사업을 방역지침에 맞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가며 진행했고 대규모 행사를 최소화하는 대신 가용 자원을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으로 채웠다. 정부정책 변화나 최신 경영트렌드 정보를 전달하는 강연·설명회의 경우 123회에 걸쳐 창원지역 CEO 및 임직원 7500여 명이 참여했고 FTA와 지식재산 활용을 지원하는 컨설팅 사업은 425건의 성과를 거뒀다. 또 지역 내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일자리 지원 사업에는 목표치 대비 139%의 초과 달성을 이뤘다.  

-지역의 고른 성장을 위해 소상공인, 영세업체 등의 경영안정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강조한 가치가 지역사회와의 조화와 신뢰다. 창원상공회의소의 슬로건을 ‘함께하는 지역사회, 신뢰받는 창원상의’로 선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먼저 코로나19로 축소 또는 취소된 외부행사의 예산과 사무국 운영비를 절감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 사업에 활용했다. 우선 자금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경남은행 및 기업은행과 협업해 대출 한도 100억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했다. 또한 정부방역 방침에 따른 운영시간 감축으로 매출절벽에 이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평소 자주 이용하는 소상공인 업소에 우선 결재하고 재방문을 약속하는 소비운동인 선결제 캠페인을 경상남도와 함께 펼쳤다. 상반기와 하반기 총 2회에 걸쳐 진행된 이번 캠페인에는 192개 사가 참여해 13억8000여만원의 선결제가 이뤄지는 등 지역 내 많은 기업들이 캠페인 취지에 적극 동참했다. 더불어 위드코로나 시기에 진입하면서 지역 내 소비촉진을 위해 창원시와 함께 ‘창원블랙위크’ 행사를 지난 11월 한 달 간 진행했다. 지역 내 소상공인 업체에서 구매한 영수증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로 창원시민과 소상공인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19는 언젠가 반드시 종식될 것이다. 지역 경제를 이루는 경제주체 모두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다가올 새로운 기회들을 함께 맞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모색할 생각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중심인 창원지역이 이렇다 할 반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데 창원지역의 지속성장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이 있는지
  
▶우리나라 제조업의 중심지로써 국가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창원이 예전의 그 역동성과 성장성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몇몇 기업들이 꾸준한 R&D와 투자로 신산업을 영위해나가는 모습들이 고무적이긴 하지만 이것이 지역 산업 전반의 활력을 불어넣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역 기업들이 산업 트렌드를 쫓아가고, 때로는 퍼스트무버로 자리하도록 해 지역의 지속성장에 일익을 담당하도록 하기 위해 우선 기업들의 R&D가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수도권에 R&D인프라와 고부가가치 산업이 집중돼 있고 비수도권은 단순 생산기능만을 수행하는 이분화된 구조가 고착화돼 비수도권 산업의 성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는 우리나라의 지속가능 성장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임에는 이견이 없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기형적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방에도 수도권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먼저 지역 기업은 물론 지역 대학, 연구기관 등과 연계가 가능하도록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R&D 관련 공공기관을 각 지역에 특성에 맞게끔 재배치하는 일부터 추진돼야 한다. 제2차 공공기관 이전에 앞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가야하겠다. 또한 지역산업과 교류가 활발한 경남과 부산, 울산은 물론 수도권과의 교통, 물류의 연결망을 구축하는데 보다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창원상공회의소가 오랜 기간 강조해온 ‘KTX노선 증편 및 SRT 운행’을 비롯해 ‘동대구 ~ 창원 간 고속철도 전용선로 신설’, ‘부전-마산 간 복선전철 전동열차 병행 운행’, ‘창원산업선 신설’ 등이 우선 이뤄져야 하겠다. 사통팔달로 이어지는 물류·교통망의 구축은 창원의 지속성장은 물론 앞으로 다가오는 진해신항의 개장에 발맞춰 창원이 동북아 물류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조건이 될 것이다. 

-지역으로 기업과 근로자들을 위한 유인책으로 비수도권의 법인세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비수도권 지역으로 기업의 이전과 투자를 늘리기 위해 비수도권 소재 기업에 대해 기업의 가장 큰 부담 중의 하나인 법인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유인책이라 생각한다. 비수도권 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차등 적용한다면 매년 투입하는 국가균형발전 예산보다 적은 금액으로 비수도권으로의 기업이전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기업의 경쟁력 제고 등 보다 효과적인 국토균형발전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도권은 정치·경제·문화·의료·교육 등 모든 분야의 자원이 집중되고 누적되면서 마치 블랙홀과도 같이 계속 그 몸집이 비대해지고 있다.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는 인구통계만으로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직업을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도권의 인구 증가는 앞으로도 더욱 가파르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정부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나 조세특례제한법 등으로 비수도권 지역의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투입하는 재정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수도권 지역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한 기업은 지역 경제의 버팀목으로써 고용창출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장수기업들이 타 지역으로 이전하지 않고 지역에서 계속 사업을 영위하게 하는 기업들에 대해 추가적인 세제혜택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취지로 앞서 창원을 비롯한 경상남도상공회의소협의회와 부산상공회의소,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청와대, 기재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 ‘비수도권 기업 법인세 차등적용’을 건의한 바 있다. 건의가 이뤄진 이후 창원시의회도 건의에 동참했고 경북·대구 상공계에서도 같은 취지의 건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같은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정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 


-내년 창원상공회의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이 있는지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들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에 발맞추는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ESG경영의 도입이 대표적인 요구사항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해외시장과 직접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대기업·수출기업 중심으로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소기업과 내수기업들에게도 해당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품질과 생산성만으로 기존의 거래를 할 수 없게 되는 시점이 곧 도래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은 당장 이것을 도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전문인력과 자본력이 부족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얻지 못하는 기업들이 대다수다. 우선 정부·지자체와 협업해 중소기업들이 자체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개별 중소기업의 ESG 선행평가를 지원하는 일부터 챙기려고 한다. 이와 함께 ESG 경영을 도입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정책을 건의하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칠 생각이다. 이 밖에 지금껏 진행해온 상의 본연의 임무인 지역기업의 경영상 어려움 해소를 위한 열린 창구로써의 역할은 물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산업인력, 지식재산, FTA수출지원 등 기업 지원 사업도 강화할 것이다. 또한 지역경제의 새로운 기회가 될 창원특례시, 신공항, 진해신항 등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이 순조로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한편으로는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지역과 함께하는 창원상의’를 더욱 폭넓게 펼칠 생각이다. 올해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에 대해 상의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들을 펼쳤지만 내년부터는 이러한 활동의 대상을 문화와 예술, 스포츠로까지 확대해 예산을 늘릴 계획이다. 지역 구성원들이 창원상공회의소가 단순 경제단체가 아니라 지역과 어우러져 성장과 나눔을 함께하는 지역의 단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매년 11월 11일은 세 개로 나눠져 있는 창원, 마산, 진해 상공회의소가 통합을 이룬 날이다. 현재 창원상공회의소의 창립기념일이기도 한 날이다. 이러한 상징성을 연말의 축제에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 지역경제계 최고 권위의 상이라 할 수 있는 ‘창원상공대상’의 시상식을 매년 이날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을 ‘창원상공인의 날’로 제정해 연말 경제계와 지역구성원이 함께하는 축제의 날로 삼고자 한다. 창원상공회의소 활동의 근간인 기업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속에서 지역과 함께 하고 지역 구성원 모두와 함께 웃을 수 있는 활동들을 함께 녹여내는데 노력하겠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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