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는 민주화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함으로써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관련근거: 학칙 제86조 제4항, 명예졸업증서 수여 규정). 경상국립대 학무회는 지난 22일 오후 열린 회의에서 이 두 사람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하기로 의결했고 총장은 이를 최종 결정했다.
최대철 씨는 지난 1985년 사범대학 일어교육과에 입학했다가 1993년 미복학으로 제적됐다. 최대철 씨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입대하여 만기전역했다. 그사이 교사임용제도가 바뀌어 사범대학 학생들은 매우 어려운 시간은 보내고 있었다. 최대철 씨는 사범대학 학생회 사회부장으로서 전국농민회 경남도연맹 주최 농산물 제값 받기 결의대회 등 시위를 주도하다 지난 1990년 5월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형을 받고 약 4개월 만에 출소했다.
출소한 이후에도 진주시내 등에서 '민자당학정 1년 심판 및 공안통치 종식을 위한 서부경남 궐기대회' 등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91년 3월 다시 구속됐다. 1991년 9월에 1심이 끝나자 대학에서는 유기정학에 처했고, 1992년 6월 고법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되자 대학은 직권휴학조치를 내렸다. 이후 공안정국 때 다시 구속되기도 했다.
최대철 씨는 "2022년 올해 경상국립대 사범대학 일어교육과에 입학한 지 37년 만에 명예졸업을 한다면, 약소하나마 이 나라 민주주의에 이바지한 남편이며 아버지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곱징역'을 사는 동안 막내 여동생이 어렵사리 옥바라지를 했다. 부모님은 이미 다 돌아가셨으므로 여동생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안기고 싶다"고 말했다.
조민규 씨는 지난 1990년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했다가 1996년 미등록으로 제적됐다. 조민규 씨는 1991년 10월 진주전문대 총학생회가 공정선거 참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됐고, 이후 지리산결사대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김영삼 정부에 의해 복권됐다.
조민규 씨는 1996년 8월 15일 연세대 주관으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민주적 토론행사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다가 다시 체포되어 징역형을 받았다. 20대를 민주화 구현을 위해 희생했는데도 1996년 11월 제적되어 배움을 그만두게 됐다.
조민규 씨는 "20대를 항의와 징역으로 보냈고 배움을 그만두게 되었다. 경제학이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는 소시민인 나에게 대학의 명예학위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며 "그러나 우리의 노력으로 더 이상 죽음으로 민주주의를 염원하지 않은 사회, 사회에 대한 요구로 체포되지 않아도 되는 나라를 만든 것에 대한 모두의 노고를 인정하는 증명이기에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국립대는 학생으로 재학 중 민주화 운동으로 학업을 중도 포기한 제적생을 발굴해 명예 졸업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그동안 명예졸업증서를 받은 사람은 구 경상대 11명, 구 경남과기대 3명이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경상국립대-LH 경남지역본부, 지역인재 양성교육기회 확대
경상국립대(GNU·총장 권순기) 산학협력단(단장 정재우)이 지난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본부장 홍준표)와 '지역인재 양성 및 교육기회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H 경남지역본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경상국립대 정재우 산학협력단장과 관계자, LH 경남지역본부 홍준표 본부장과 관계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대학(원)생 현장실습 및 체험활동 협력 △지역인재 채용 확대를 위한 직무교육 및 채용 협력 △기술정보 교류 및 상호 기술자문 △협약기관 지원 교육기회 확대 등 상호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올 상반기부터 경상국립대 학생들은 LH 경남지역본부에서 현장실습을 하게 됐다. 학생들은 교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취업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LH의 경남지역 직원들은 경상국립대 창원산학캠퍼스에서 교육 기회를 갖게 된다.
홍준표 LH 경남지역본부장은 "LH 경남지역본부는 수도권에 비해 정보력이 부족한 지역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았다. 우선 현장실습, 교육협력 등으로 지역 인재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이번 협약은 경상국립대와 LH 경남지역본부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우 경상국립대 산학협력단장은 "LH 경남지역본부와 협력해 학생들의 경쟁력 향상을 할 수 있게 된 것을 뜻깊에 생각한다"며 "창원산학캠퍼스를 활용한 미래교육과 대학의 인프라 지원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 '경상남도 지리지 해제집' 발간
경상국립대(GNU·총장 권순기) 고문헌도서관(관장 기근도 교수)이 문천각 연구자료 총서 '경남지역 지리지 해제집'(태학사, 비매품)을 23일 발간하고, 고문헌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지리지 해제집 발간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사업은 경상국립대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진행했다. 지난 2012년 선현들의 편지를 번역 출판한 문천각 연구자료 총서 '최근첩'에 이어 두 번째 연구성과다.
이번에 간행한 해제집은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소장된 고문헌 가운데 경남지역 관련 지리지 51종을 선별해 경상국립대 사학과 오세현 교수, 한문학과 이미진 교수와 김상현, 구경아, 민혜영, 신한솔 연구원이 한글로 해제했다.
학술 세미나는 해제 참여자인 오세현, 이미진 교수의 성과 발표에 이어 경인교육대 전종한 교수(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장), 경상국립대 김덕현 명예교수(전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장)의 발표와 함영대, 최원석 교수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경남은 지난 1587년 한강 정구 선생이 '함주지'를, 1632년에는 부사 성여신이 '진양지'를 1635년에는 운창 이시분이 '운창지'를, 1657년에는 춘수당 정수민이 '천령지' 등을 편찬한 지역이다.
경남은 우리나라 지리지 간행의 시원을 열었을 뿐만 아니리, 지리지의 보고(寶庫)였다. 지리지를 편찬하는 것은 자기 고을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마음과 후대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마음, 자기 고을을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다.
지리지는 조선시대 국가나 지방 관아의 통치자료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리지 속에는 어떤 지역의 열녀, 전설, 고적, 시문, 지명, 민담 등이 다양하게 수록돼 있다. 따라서 고문헌도서관은 경남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위해 고문헌도서관이 소장한 경상남도 지리지의 해제를 출판한 것이다.
권순기 총장은 발간 축사를 통해 "조선시대 지리지의 완결판 '동국여지승람'의 모태가 된 '경상도속찬지리지' 1469년, 예종 1년에는 남해안의 전통 멸치잡이 방식인 죽방렴에 관한 서술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며 "경남의 지리지가 경남학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치를 위한 중요한 주제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기근도 관장은 발간사에서 "지리지는 곧 어떤 지역의 총체적인 현황과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귀중한 기록자료이다. 따라서 지리지는 어떤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파악하기 위해 반드시 열람해야 하는 중요한 자료이다"고 말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