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우리밀 영농조합법인, 우리밀 산실로 우뚝

합천 우리밀 영농조합법인, 우리밀 산실로 우뚝

우리밀 산물처리장, 가공품 개발로 농가소득 증대

기사승인 2022-03-08 11:20:13
합천에서 우리밀은 다른 농산물에 비해 지나온 과정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밀이 사라지고 수입 밀이 밀가루 시장을 장악했던 1987년, 김호규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 상임대표가 농주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께 술을 빚어 드리기 위해 작은 면적에 우리밀을 재배한 것이 우리밀을 지키게 된 시초가 됐다.

합천에서 우리밀을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우리밀 종자를 나눠주면서부터 합천이 우리밀 살리기 시배지가 되었고 그 이듬해 생산한 밀가루를 한살림에 납품하면서 우리밀 재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1993년 합천군우리밀생산자위원회를 창립하고 2년 뒤 우리밀 합천공장을 준공했다. 2006년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이 결성되었고, 주식회사 우리밀과 계약재배로 생산한 밀을 전량 수매 납품해 농가는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우리밀 밀사리 문화한마당을 매년 개최하고, 우량품종 시범포를 설치하고 신품종을 교육하고 보급하는 등 우리밀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합천우리밀이 잡곡프로젝트 우수상과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김호규 대표는 합천군민의 장 농민장, 세계농업기술상, 자랑스런농어민상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등 그 동안의 우리밀 육성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가늠하게 해 준다.


합천군 초계들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우리밀 산물처리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사업비 38억원을 투입해 우리밀 3000톤 정도를 건조, 저온저장할 수 있는 시설로 대형 사일로와 선별장, 건조기, 국수제조시설, 제분시설 등을 갖추었고, 우리밀 체험관, 세미나실, 숙소 등을 설치해 숙박과 체험이 동시에 가능한 기반을 갖추었다.

우리밀 법인에서는 트랙터부착 일괄 파종기와 콤바인 등을 갖추어 참여 농가에 공동으로 이용함으로써 파종부터 수확까지 기계화를 함으로써 농가의 일손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농가에서 수확한 우리밀은 톤백에 담아 말리지 않은 산물로 산물처리장에 수매하여 일괄 선별 건조 저장함으로써 농가의 번거로움을 한 번에 해결했다.


산물처리장 사일로에 보관하는 밀은 수분 함량을 측정하여 주기적으로 순환 건조함으로써 연중 고품질로 출하하여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에는 재배 농가 515명이 181ha를 계약재배하여 연간 900톤을 생산하여 정부 수매와 대형 판매처에 납품하고 있다.

합천 우리밀은 벼 후작으로 논에 재배함으로써 연중 물관리가 가능하여 단백질 함량이 높아 밀의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된 우리밀 품종 “황금알” 시범포를 지난 해부터 1ha씩 재배하여 지역적응성 시험을 하고 있다. 황금알 품종은 기존 품종보다 단백질 함량이 14% 정도로 높아 제빵 특성이 우수하다.


합천군에서는 지난해 생산한 황금알 품종 밀가루를 관내 “빵굽는마을” 제빵점에 공급하여 식빵, 밤식빵, 마늘빵 등을 만들어 시범 판매하고 있다.

우리밀 빵은 예전의 우리밀 빵과는 달리 거칠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수입밀 빵에 비해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식감이나 맛 등이 좋으며, 특히 고소한 맛이 있어 먹어 본 소비자는 다시 찾는다고 한다.

또한 합천군에서는 중국 음식점을 통해 우리밀 짜장면 시식회를 여는 등 다양한 가공품 개발 시도를 하고 있다.

합천군에서는 우리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밀 계약재배에 참여하는 농가에 전국에서 최초로 밀 수매가격 5만원/40kg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종자, 비료 등 농자재를 지원하고, 교육과 현장 견학, 컨설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재배 포장의 토양시료를 분석하여 시비처방 함으로써 합리적인 시비와 시기별 현장 기술지도로 안정적인 재배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정부 공모사업 3억원을 유치하여 산물처리장 건조기 교체와 품질분석기를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 2월 17일 합천우리밀영농조합법인을 방문한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은 우리밀 재배 농가와 간담회를 통해 우리밀을 계속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 후 우리밀로 만든 빵과 짜장면, 밀가루를 둘러보면서 황금알 빵 시식을 하고 수입산에 비해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

합천군에서는 우리밀 계약재배 확대를 통해 생산단지를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량 품종의 정부보급종 종자를 확보하고, 주식회사 우리밀과 아이쿱생협 등 출하처를 늘릴 계획이다.


우리밀 황금알 품종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밀가루, 빵, 짜장면, 국수 등 가공품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농가 고령화와 일손 부족에 대응하여 파종부터 드론이용 농약살포, 수확까지 일관기계화를 확대 보급하여 노동력을 절감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작한 우리밀 수매가격 5만원 보장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농가 교육과 컨설팅, 농자재 등을 지원해 합천 우리밀이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도록 육성할 계획이다.

합천=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
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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