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56만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 모델을 선보였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신만의 주거 공간을 두고, 주방·세탁실 등은 다른 입주자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거주 공간의 큰 틀은 제시됐지만, 주거침입, 도난 등 범죄 예방 등과 같은 세부 기준 마련은 아직이다.
시는 지난 26일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인 ‘안심특집’ 공급에 나선다고 밝혔다. 1인 가구 공유주택은 크게 개인이 생활하는 주거 공간과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공유 공간으로 나뉜다. 이 중 공유 공간은 △주방·식당·세탁실·운동시설 등 기본생활공간 △택배 보관실·입주자지원센터 등 생활 지원시설 △작은 도서관·회의실 등 커뮤니티 공간 △게임존·펫 샤워장·공연장 등 특화 공간(2곳 이상) 등 총 4가지 유형으로 조성한다.
공유 공간은 이웃들과 빈번히 교류할 수 있기 때문에 1인 가구가 겪는 외로움을 상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활권 내 공공 공간을 공유하면서 도난, 성범죄 등 범죄 발생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는 공유 공간 이용 시 권리와 의무를 분명히 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는 “공유와 신뢰가 바탕이 돼야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공생할 수 있다”며 “모르는 사람들끼리 (공간을) 공유할 때는 굉장히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혼자 산다는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 교수는 “혼자니까 주변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마다 비상벨을 설치한다거나 스스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주자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이웃 간 감시 기능도 하기 어렵다”며 “출입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1인 가구 공유주택을 안전한 거주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추후 세부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안 관련 부분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이다. 세부적인 기준은 준비 중”이라며 “시설 측면에서의 보안, 운영 관리 측면에서의 보안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대상지 공모와 운영 기준을 마련해 올해 하반기 행정절차를 마친 뒤 본격 사업에 들어간다. 주거 공간 임대료는 주변 원룸 시세의 50~70% 수준으로 공급한다. 대상지로는 동대문구와 중구를 검토하고 있다. 공유주택은 이르면 2026년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까지 모두 2만 채를 공급하는 게 시의 목표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