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성애는 틀렸습니다
중학생 때 이야기입니다. 소위 ‘날라리’ 무리를 이끌던 여학생 중에 남학생처럼 머리를 짧게 자르고 다니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애 머리를 두고 여러 풍문이 돌았습니다. 두발 단속을 피해 머리를 1㎝라도 기르려 애쓰던 때였으니, 그럴 수밖에요. 가장 널리 퍼진 소문은 그 애가 아버지에게 머리카락을 잘렸다는 설이었습니다. 딸의 비행을 참지 못한 아버지가 홧김에 가위를 들었다고요. 지금이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인지 몰라도, 당시에는 그 소문이 꽤 그럴듯하게 들렸습니다. 십수 년 전 일이 다시 떠오른 건 지난... [이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