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50m~1110m 부지로 합천읍보다 5˚C 가량 낮아 무더운 날씨와 습한 공기, 거리두기로 사적인 공간으로 피해 다니느라 지친 우리에게 숨이 트이는 공간이다.
21㎢ 넓은 면적의 황매산은 이곳저곳을 걸어도 초록빛 자연뿐 사람 마주칠 걱정이 없다. 황매산에서 여름휴가의 신풍속도를 느껴보자.
▲ 시원한 바람에 속 시원한 풍경, 황매평원
한여름에도 속 시원해지는 풍경이 있다. 해발 900m~1000m 넓은 황매평원이다.
1984년 정부의 축산 장려 정책으로 황매산 입구 부분 180ha에 달하는 대규모 목장을 조성했다.
이곳에서 사육된 젖소와 양들이 독성이 있는 철쭉만 남기고 주변의 풀을 먹어 자연스럽게 대규모 철쭉 군락이 형성됐고 1990년대 낙농업 농가들이 하나둘 떠난 자리에 억새가 무성히 자라 현재의 철쭉과 억새가 피는 독특한 경관을 갖게 됐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의 오름에 가지 않아도 황매평원에서 제주 오름 못지않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해가 완전히 지고난 뒤 까만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빛 은하수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무더위를 잊고 한여름을 즐기게 된다.
▲ 타인과 접촉을 줄이는 새로운 여가, 황매산 캠핑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요즘, 새로운 휴가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은 머물며 조용하게 휴가를 보내는 여가 방식이다. 타인과 접촉을 줄이면서 휴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황매산 오토캠핑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1캠핑장(1만5500㎡)은 81개 사이트(텐트 73, 카라반 8)가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 있다. 우리만의 공간을 보장받을 수 있어 차박으로 인기다.
캠핑장에는 화장실과 샤워장, 취사장, 나무놀이터가 있어 편리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제2캠핑장(6637㎡)은 21개 사이트(텐트 10, 카라반 11)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카라반 이용자가 많다.
더 많아지는 캠핑족들을 위해 합천군에서는 47개의 사이트로 캠핑을 하면서 황매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다목적 광장(2만9661㎡)을 준비중이다.
▲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에 동화, 철쭉과 억새사이
‘철쭉과 억새사이’는 황매산 군립공원의 관광휴게소다.
철쭉과 억새밭이 펼쳐지는 해발 850m 길목 위 자연과 건축의 경계가 어색하지 않게 자리 잡고 있다.
산의 형상에 맞추어 반원 모양으로 땅에 가깝게 붙어 있는 건축은 웅장한 자연에 자세를 낮추고 있다.
그마저 건축이 풍광을 가릴까 중간중간을 비워 사이마다 철쭉과 억새가 드러난다.
건축은 콘크리트 뼈대에 철과 유리만을 입혀 완성됐다. 철을 주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자연과 동화된다.
사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색이 바뀌고 비바람에 녹이 슬고 얼룩이 진다.
건축가는 “황매산이 어떤 명산보다 빼어난 경관을 지니듯 건축도 자연을 닮아가길 기대했다” 며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가장 높은 곳에서 식물들의 삶을 관찰, 하늘계단
황매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하늘계단이 있다. 손만 뻗으면 하늘이 닿을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황매산에서 가장 높은 지대(해발 1110m)로 산불을 감시하기 위한 초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위에서 아래의 경치를 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계단을 유명한 장소로 만들었다.
하늘계단 가장 위쪽에서 바라보면 거센 바람을 피해 부러지지 않게 낮게 자란 나무들이 온 힘을 다해 살아주고 곳곳의 야생화들이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황매산의 식물들이 스스로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것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정대근 산림과장은 “황매산 군립공원은 넓은 부지만큼이나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다” 며 “30년 공직생활하며 수없이 들른 곳이지만 올 때마다 다른 풍경과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매산은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과 황매산의 프로그램들을 가장 빠르게 전하기 위해 인스타그램도 운영 중이며 팔로우하고 댓글을 남기면 즉석 필름 카메라 사진을 찍어 황매산의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올여름 잘 알려진 황매산의 봄과 가을뿐만 아니라 여름과 겨울의 우리만 몰랐던 황매산의 사계절 매력을 느껴 볼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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