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은 어떻게 끔찍한 재난 영화가 됐나
소리 없는 울분이 객석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진지한 대화 장면에서는 실소가 나왔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의도한 반응은 아니다. 지어낸 이야기였으면 좋았을 21년 전 사건이 실화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영화 속 맥락이 현실의 맥락과 뒤섞이며 무서운 재난 영화면서 어이없는 블랙코미디, 절대 악과 싸우는 여성 히어로 영화가 됐다.‘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은 시계를 1997년 11월로 돌리며 시작한다. 당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은 곧 국가부도까지 갈 수 있는 엄청난 경제위기가 일주... [이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