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당신이 모르던 패션④ : 레이디 빅토리아, 화려했던 그녀들의 피부는...

[Style] 당신이 모르던 패션④ : 레이디 빅토리아, 화려했던 그녀들의 피부는...

기사승인 2013-02-02 13:00:02


[쿠키 문화] 빅토리아 시대를 떠올려 보라고 하면 사람들이 꼽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통치하던 서양은 신진 문물과 급속도로 산업화되는 가운데서도 아름다움을 지키려 하던 때였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다는 각국의 사교계, 귀부인들은 과연 아름다웠을까?

안타깝게도 그 점은 장담을 할 수가 없다. 수은. 현대에는 독극물에 가까운 취급을 받는 금속은 17세기부터 얼굴이 하얗길 원하는 여인들에 의해 화장품으로 사용됐다. 그 때만 해도 수은의 위험성은 미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그 시대의 사람들은 그 위험하다는 수은을 얼굴에 발랐다. 지금 생각하면 경천동지할 노릇이다.

당시의 화장법은 매우 열악했다. 동인도회사와 영국 해적들에 의해 약탈해오는 코치닐이 아니면 얼굴과 입술을 물들이는 연지는 구경하기도 힘들었고, 얼굴을 하얗게 하기 위해 사람들이 고안해 낸 화장품은 기껏해야 밀가루가 전부였다. 그 상황에서 그들이 눈을 돌린 것은 수은가루였다. 그 당시 수은가루의 선풍적인 유행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초상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얼굴을 백색으로 새하얗게 바르고 입술은 루비를 가루내 붉게 치장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당시 사교계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영국을 대표하는 여인상이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수은가루로 치장한 그녀들의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얼굴이 납빛으로 변했으며, 노화가 더 심해졌다. 피부층이 얇아져 작은 자극에도 쉽게 홍조가 떠올랐으며 주름이 깊게 지고 검버섯이 피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녀들은 수은가루를 더 두텁게 발랐다. 흑사병 덕분에 잠시 주춤했던 화장 문화는 엘리자베스 여왕에 의해 수은가루와 함께 널리 퍼졌고, 급기야 이 화장법은 빅토리아 시대까지 물려지게 된다.

수은을 구할 수 없었던 귀족들은 납가루를 바르기도 했다. 수은에 비하면 해악은 덜하지만 덕분에 납중독으로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시대에는 남성들도 화장을 하고 다니는 일이 흔했기 때문에 더 했다. 일찍 사교계에 데뷔할수록 납중독과 수은 중독은 심해져 갔고, 이 덕분에 늦은 나이에 사교계에 데뷔하게 되는 영애는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화장도 늦게 시작해서 피부가 아직 여리고 싱싱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세기 초, 빅토리아 여왕의 ‘화장은 배우나 하는 것’이라는 발언 덕분에 이러한 과도한 화장 열풍은 조금 시들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뒷골목의 매춘부들은 저질 화학 성분으로 된 화장품을 바르고 다녔으며, 귀부인들이 한 듯 안한 듯 바르고 다니는 화장품들조차 의심스러운 성분으로 뒤덮여 있었다. 화장품은 20세기에 들어서나 환영받기 시작했으며, 산업화와 함께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됐다. 그렇다 해도, 우리는 그 때의 독극물 화장품에 놀라고 있지만, 후대의 사람들이 보면 지금의 우리가 쓰는 화장품 또한 어떻게 바라볼지 모를 일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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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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