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중부경찰서는 한 상가 엘리베이터에서 이모(32)씨를 집단폭행한 혐의로 10대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3일 오전 1시쯤 울산 중구 한 상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던 이씨는 10대 7명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오면서 미처 내리지 못하자 이들에게 “먼저 내리고 타라”고 말했다.
이씨의 말에 화가 난 10대 무리는 이씨를 집단 폭행했다. 쓰러진 상태서 무차별 폭행을 당한 이씨는 코와 눈 주변의 뼈가 부러져 8주간 수술 및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의 인근 CCTV를 분석해 가해자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무리 7명 중 폭행에 직접 가담한 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지난 2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가해자들이 검거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나 싶었으나 지난 11일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이 새 국면에 들어갔다. 이씨의 유가족들은 이씨가 집단 폭행의 후유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씨는 퇴원 이후에도 두통으로 진통제나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고 가족에게 호소했다.
이씨를 진료한 부산지역의 한 대학병원 의사는 외부충격으로 뇌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부종 현상에서 오는 통증으로 진단했다. 또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이씨는 600만원 상당의 수술비가 없어 수술을 보류해야 했고, 울산으로 돌아온 지 2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검찰은 유가족 측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을 보완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